iamlitmus
2007. 7. 30. 16:59
어렸을 적, 동숭동 산동네에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방3개 중 2개는 세를 주고, 안방격인 방 하나에서 4식구가 생활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기였습니다.
이 와중에도 시골에서 친척들이 올라와 잠시 머무르는 여인숙같은 시기도 있었습니다.
사춘기 시절, 독립적인 공간 하나 없는데다 가족이 아닌,
다른 이들이 바글바글거리는 그 집이 무척 싫었습니다.
게다가,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느라 어린 나이에 살림을 맡아서 했기 때문에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암울했던 시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몹시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안좋을 때마다 이 집에서 사는 꿈을 꾸는데,
꿈에서 조차 어찌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잠에서 깰 때마다 너무나 고맙고, 기쁜 나머지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어젯밤 꿈에도 그 집이 나왔는데,(아무래도, 월요일에 대한 저항감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승환이 특별출연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약간 기분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