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발견

<닭털같은 나날> 류진운

iamlitmus 2007. 3. 26. 17:25

낯설지않은 고단한 일상 그리고..
류진운은 중국에서 새로운 경향으로 일컬어지는 '신사실주의'기법의 대표적인 작가로 꼽힌다. 신사실주의가 표방하는 것은 일상적인 것이 예술을 초월한다는 것으로서 95%에 속하는 가난한 중국인들에 대한 단상을 그려내고 있다.
'닭털같은 나날'은 소시민들의 반복되는 일상을 덤덤하게, 때로는 천연덕스럽게 묘사하고 있는 대표작이다. 두부 1모가 썩은 일로 시작되는 이 단편은 아내의 바가지와 아이의 유치원 문제, 어린 가정부에 대한 옹졸한 심리를 세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사회가 만들어놓은 테두리안에서 챗바퀴돌듯 돌아가는 반복적인 생활은 그들의 생각을 멈추게하고 눈앞에서 흔들리는 당근을 쫒아가는 당나귀처럼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서글픈 느낌을 갖게 한다.
이 외에도 속물적이고 이기적인 중국 관료주의를 꼬집은 '관리들만세', 1942년 당시에 있었던 참혹한 현실을 르뽀형식으로 서술한 '1942년을 돌아보다'등의 작품이 곁들여져 있다. 위화의 작품에 비해 무게감은 떨어지지만, 끝이 날것 같지 않은 중국의 난감한 현실에 대한 냉정하고도 객관적인 시각은 인정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