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발견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성석제

iamlitmus 2007. 3. 26. 16:28
소리내어 크게 웃었던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기껏해야 피식거림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한 요즘 이 책을 펼칠때마다 킥킥대는 통에 도서관에서, 버스안에서 의아스런 시선들과 마주해야 했다. 천연덕스럽고 뜬금없는 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엉뚱한 설정들은 있을법한 이야기들이지만 한편으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황당한 인물들이 대거 출연한다. 물론, 대부분의 주인공은 성석제 그 자신이다.

에세이임을 숨기고 있는 짧은 소설들이 만들어낸 유쾌한 말잔치. 그는 진정한 이야기꾼임이 분명하다. 이렇듯 단편에 강한 작가들이 장편소설에서는 맥을 못추는 경우가 많은데 성석제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글의 호흡이 짧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자신에 대해 스트레스 받을 필요없이 이렇듯 자신이 잘할수 있는 단편들을 주르르 꿰어차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밝아지는 자신을 느끼고 싶은 이에게 적극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