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생각하느라 바빴던 일요일

iamlitmus 2008. 11. 2. 20:36

교리수업을 하시는 수녀님을 보며 생각하다.
어쩜 저리도 잘 웃으실까.

천주교에서는 천당과 지옥 외에 중간지점인 연옥이 있다 한다.
천당가기는 부족하고, 지옥가기에는 모자란 이들이 머무르는 곳.
이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를 하면, 천당에 갈 수 있다 한다.

끊임없이 드는 의문들.
정말 죽으면 사후세계가 있는걸까.
S는 아직도 삶에 대한 애착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눈물지었었다.
난 속으로 생각했었다.
죽으면 끝인데. 왜 두려워 하는걸까.

미사에 참석해서도
계속 의문이 든다.
어떻게 저리 확신을 가지고 종교생활을 할 수있는걸까.
나도 가능할까.

천안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갔다.
새로운 시작의 기로에 선 사람들을 보며
나 자신도 살짝 두근거렸다.
어쨌든 결혼식은 무조건적인 행복의 기원이 넘쳐나는 곳이기에
보기만 해도 즐겁다.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날. 행복은 전염된다.
(but, 20분만에 끝나는 결혼식은 좀..and 알바여자애들이 모조칼들고 터널만드는 것도 싫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곱게 물들어가는 가을빛을 보면서
아무래도 좋지. 뭐.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근처 저수지에 잠시 들러
출렁대는 물결을 바라보고 있자니
다시 기분이 가라앉는다.

저녁에 운동삼아 터벅터벅 시내에 가서 와인을 사다.
겉치레겠지만, 왜 이리 예뻐졌냐는 말에
다시 기분이 좋아지다.

그치.
난 더 나아지고 있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