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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아웃

iamlitmus 2024. 9. 5. 17:20

막내 직원이 또 졸고 있다. 최근 업무량이 많이 줄어들어 느슨해진 것도 있지만, 정도를 점점 넘어서고 있다. 

하루에 한 건 할까 말까 한 업무도 실수가 잦아 검수는 필수가 되었다.

직접 처리하면 금새 끝낼 일을 일일이 설명해 주고, 시키고, 실수하고, 정정하고, 완료하느라 몇 배의 공수가 들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의욕도 없이 텅 빈 눈으로 앉아 있거나 졸고 있는 걸 보면 마음속으로 카운트를 하게 된다.

 

팀장에게 다른 팀 지원할 업무가 있으면 말해달라고 하니, 잠시 주저하다 하는 말이.

그와 협업했던 다른 팀에서 너무 실수가 많아 차라리 직접 하는 것이 낫다며 원치 않는다고 했다고.

그럼 팀장님 업무 지원이라도 시켜 달라 하니, 또 잠시 주저하다 하는 말이.

'난 머리가 필요하지 가르쳐 주면서 일 시킬 사람은 필요없어요.'

 

다음날에도 실수를 반복하는 막내 직원과 면담을 했다.

/무슨 일 있어요? '아뇨.'

/요즘 업무에 집중을 못하는 것 같아요. 맨날 자고 있고. '.......'

/몸이 안 좋아요? 그럼 휴가를 내던가. '.........'

/지금 여기 온 지 얼마 됐죠? '5개월이요.'

/업무가 맞지 않는다면 회사 측과 면담해서 변경 요청해 보는 건 어때요? '........'

/일단은 업무에 집중하도록 합시다. '네'

 

그는 또 큰 실수를 했다.

원인 파악을 위해 모든 시스템을 뒤지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인 그는 한참 동안 자리를 비우더니 돌아와서 또 웹서핑을 한다. 

/이건 A로 해야 하는데 왜 A-1로 한 거예요? 그러니까 에러가 나는 거잖아요.

//그러게요.

/그러게요가 아니잖아! 이렇게 하면 개발팀에서 이거랑 연결된 모든 데이터 정정을 해야 하는데! 하아...당장 업무요청해요.

순간 너무 빡쳐서 나갔다오니 개발팀과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안되고 있다.

'저는 수정이 안되거든요.'

아무 말하지 않고 추가 설명과 유사 샘플을 전달하니 내일까지 해주겠다는 댓글이 달렸다. 

 

쓰리 아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