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어쩌라구

iamlitmus 2011. 9. 11. 01:25
저녁을 먹고, 41층 스카이라운지의 한켠에 자리를 잡은 일행은 뉴욕야경의 주니어급이라 할 수 있는 목동의 야경에 잠시 감탄의 시간을 가졌다. 상대방의 얼굴윤곽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조도를 낮춘 탓에 모두들 은밀한 고백을 하던지, 분신사바라도 해야 할 듯한 기분이 들었다. 

분위기에 걸맞게 각자 맘에 안드는 여성타입을 말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맨날 아픈 여자, 자기가 예쁜 줄 알고 있는 여자, 이기적인 여자, 이중적인 여자, 징징거리는 여자 등 갖가지 유형의 여자들이 난도질 당하고, 해제되었다가 재조합되는 과정을 거쳤다.
이어지는 침묵 속에 그제서야 여자 5명이서 할 수 있는 대화라는 것이 얼마나 한정적이고 바닥스러운지 깨닫기 시작했다.

레스토랑을 나오면서 계단켠에 하이힐 한짝이 벗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는 누구랄것도 없이 낄낄거리기 시작했다.
41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S가 내뱉듯 말했다. 
'전에 연애할 때는 무조건 2주안에 섹스하는게 철칙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