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발견

인비저블 몬스터[척 팔라닉]

iamlitmus 2007. 3. 26. 16:26
완벽한 몸매와 아름답기 그지없는 미모를 가진 주인공은 운전중 총에 맞는 사고로 인해 얼굴 아랫부분이 완전히 날아가게 된다. 이제 자신을 대하는 타인의 시선은 선망이 아닌 경악과 공포만을 드러낼 뿐이다. 이런 그녀에게 다가온 브랜디 알렉산더. 그녀는 신세계로 향하는 통로이자 안내인이다.

주인공과 브랜디, 그리고 세스는 대저택의 침실에서 처방전 약을 훔친뒤 마약에 찌든 이들에게 되파는 일을 한다. 도시가 바뀔때마다 그들의 이름은 바뀌고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도 당연히 바뀌어진다. 브랜디는 1년여에 걸친 성전환수술을 통해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성이 되었지만, 진정으로 원해서가 아닌, 가장 나쁜 짓, 해서는 안되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낸 끝에 결정한 방법일뿐이다. 세스는 이런 브랜드를 숭배하고 자신을 성적도구로서 이용하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 양성애자이다. 턱이 없는 괴물, 치사량의 약을 먹어대는 성전환자, 성도착증환자. 이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당연히 기괴할수밖에 없다.

과거와 현재, 다시 얼마전 과거와 오래된 과거, 그리고 다시 현재를 넘다드는 시제처리와 압축된 은유적 표현으로 채워진 이 작품을 읽기 위해서는 인내력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조금씩 진실에 다가서는가 싶다가도 순식간에 모든 것을 뒤엎어 버리는 반전이 특기인 작가는 이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그의 재능을 발휘했다.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결국엔 그가 그였고, 그녀가 그녀였다는 공식은 꽁꽁 묶여진 실타래를 단숨에 잘라버리는 칼날역할을 한다. 결정적인 반전은 언급하지 않겠다. 심장에 부채질 당하는 느낌. 당신도 느껴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