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일요단상

iamlitmus 2008. 11. 17. 01:07
교리수업 중 멍하니 앉아 창문밖 은행잎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는데,
/김대건 신부님이 돌아가실 때, 어떻게 돌아가셨죠? 목이 잘렸어요.
망나니들이 일부러 날이 잘 들지 않게 해서 7번을 내리쳐서 목이 날아갔죠.
그 머리와 몸은 따로따로 모래밭에 파묻혔어요.

평온한 표정으로 말씀하시지만
내용은 완전 '쏘우'급이다.

친구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다.
/원래 고스톱도 못치는 사람이 돈 따잖니. 내 기도빨도 분명 그럴거다. 힘내라.
문자를 보냈지만 답변이 없다.
약했나.
다음주엔 더 열심히 기도해줘야지.

우울한 이에게 적극 추천하는 처방전.
대청소+빨래+욕실청소+다림질+목욕

허기에 지쳐
결국 밥사먹으러 나가다.
갈비가 너무 먹고 싶은데,
혼자 들어가서 2인분 먹을 자신은 없고.
잠깐동안 고깃집 밖에서 서성이다 하는 수없이 근처 분식집에 갔다.
근데, 순두부찌개에서 라면스프맛이 난다.
반찬으로 나온 김치를 몽땅 부어 김치찌개로 변신.
다른 식당을 찾아봐야겠다.

소화도 시킬 겸 슬슬 동네산책에 나섰다.
아..여기에 이런 가게도 있었네.
세탁소는 여기 있구나.하면서 기분좋게 걷는데
누군가 지나가거나 서성대고 있으면 무섭다.
특히, 10대들이 모여 있으면 더더욱.

이제서야 겨우 혼자 사는 법을 즐기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