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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동안 한 일

iamlitmus 2024. 8. 19. 14:15

[토요일]
8시경 더워서 눈을 떴다. 미대오빠는 어머님 모시고 MRI 촬영을 하러 갔다.
82세 어머님은 퇴행성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서양병원에서는 100% 수술을 권할테지만 한의사는 지속적인 추나치료를 통해 낫게 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여기에 한약까지 지어서 먹으면 효과가 배가 된다고 했다. 누가 봐도 뻔한 장삿속임에도 이 효자는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왔고, 앞으로도 호구가 될 예정이다.
 
내가 고친 네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내렸다. 진동이 너무 커서 얼마전 이사온 아랫층에서도 아..윗집 커피 마시네.라고 할 것 같다. 고양이를 키우는 것 같은데 친하게 지내고 싶다. 다이소에서 산 게이샤 캡슐은 너무 연하고 맛이 없어서 다른 캡슐로 내릴 때 브랜딩을 해서 먹어야 할 것 같다. 커피 대신 차를 마시려고 해보지만 쉽지 않다. 그나마 보리차를 좋아해서 (엄마는 항상 들통 한 가득 옥수수, 보리 등을 넣어서 끓여 마신다. 그래서인지 미대오빠네가 하늘보리, 블랙보리 등을 사 먹는 것이 이상했다.) 우리도 끓여서 먹자고 했지만 미대오빠는 구질구질하다고 도리질을 한다. 그래서 내가 먹을 것만 우려서 먹고 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마음이 상하지는 않는다. 네가 싫으면 나만 하지 뭐. 이런 정도. 
 
알맹상점에 갖다 줄 병뚜껑을 정리했다. 탄산수와 음료수를 쟁여놓고 먹는지라 꽤 많은 뚜껑이 나온다. 파랑, 흰색, 초록, 검정...이런 단순 작업이 은근히 안정감을 준다. 한번 갖다 줄 때마다 도장을 찍어주는데 10개인가 찍으면 1500원짜리 나무 칫솔을 준다. 물론, 귀찮다. 너무 귀찮다. 그래도 이렇게 하면 재활용하는데 0.0000001%라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억지로 하고 있다. 반면, 미대오빠는 1회용 비닐이나 키친타올, 물티슈를 마구 써댄다. 자기 하나 아껴서 뭐가 달라지겠냐고 대꾸한다. 속으로는 저런 나쁜 새끼가 있나.싶지만 넌 그래라. 난 이럴란다.하고 모으고 있다. 

알맹상점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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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발톱 정리를 했다. 네일샵에서 본 드릴을 구입해서 한달에 한 번 정도 사용한다. 손톱/발톱이 깔끔하면 사람이 달라보인다. 젤네일이나 컬러를 칠하지는 않고 탑코트 정도만 발라서 윤기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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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에서 항상 재구매하는 '풀무원 보리쫄면'을 만들어 먹었다. (코스트코에서 사면 7천원대였던 것 같은데 일반몰에서는 막 14,000원 이렇네.) 꽤 매콤하지만 감칠맛이 있다. 과일을 갈아넣은 소스맛. 물냉면 육수 1/2을 넣으면 물쫄면이 되서 더 맛있어진다. 

 
프린지 시즌1 정주행중. X파일처럼 다른 차원의 존재들이 나와 복선을 깔고 있다. 주로 생화학무기나 인체실험 등이 주제인데, 정말 싫은 사람한테 주사하고 싶은 아이템이 많다. 시즌별 에피소드가 엄청 많이 남아 있어 곳간에 쌀을 가득 채워 놓은 것처럼 든든하다. 

호주 출신 애나 토브

 
[일요일]
역시나 더워서 눈을 떴다. 미대오빠가 검은 빨래를 돌려놓고 갔다. 베란다에 빨래를 너는 것만으로도 땀이 줄줄 흐른다. 커피를 마시고 빌려온 책을 조금 읽었다. 합정역 스마트도서관에서 2권씩 빌릴 수 있는데 '고독사 워크샵'이라는 책은 판단미스였다. 20페이지 정도 읽다가 포기. '일간 이슬아'로 갈아탔다. 매일 1개씩, 한달에 20개의 글을 받아 볼 수 있는, 월 1만원 소설구독이라는 기발한 발상의 산출물이다. 원고지 10매 정도의 글이고, 주로 가족, 친구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멋부리지 않으면서도 솔직 담백한 문체가 특징이다. 이렇게 젊은 작가가 몇 년전에도 이토록 다양한 에피소드를 썼는데, 앞으로는 얼마나 더 재밌는 글이 나올까 생각하니 기대된다.  

일간 이슬아

 
코스트코에 가기 위해 더위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집을 나섰다. (그나마 좀 시원할 때 갈 수도 있었지만, 그렇다. 뭉기적대다 타이밍을 놓쳤다.) 금새 손등에, 목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지만 뭔가 공기의 느낌이 달랐다. 더운건 확실한 데 여름의 모서리 냄새가 났다. 하늘 속 구름은 뭉게뭉게 몽실거렸고, 한강을 건너는데 윤슬이 지천이라 눈이 부셨다. 
 
엊그제 산 소세지에 곁들일 마이어 디종 머스타드를 집어 넣었다. 구운 고기에 얹어도 되고, 샐러드에 섞어 먹을 수도 있다. 순두부찌개 소스도 샀다. 서울식 빨간순두부를 좋아하는데, 동네에 순부두 맛집이 있지만 미대오빠가 가기 싫어해서 혼자 먹으러 간다. (하얀 순두부를 시켰는데 살짝 맛이 가서 쉰 맛이 났었다. 그 다음부터는 그 집에 가기 싫다고 함.) 내가 직접 만들어먹으면 얼마나 더 맛있겠는가. 코스트코에서만 파는 베이글 식빵도 샀다. 시중에서는 구하기 힘들고, 비싸다. (배송료까지 하면 약 15,000원. 코스트코에서 사면 7천원 정도) 그냥 먹어도 맛있고 토스트기에 구우면...게임 끝난다. 

버터향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베이글 맛이 난다.

 
 
간만에 환기나 시키자 싶어 문을 열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온 몸에 끈적이가 달라 붙은 것 같다. 이번주까지는 문을 닫고 자야할 듯. 제습기를 틀자 현재 습도가 70%. 약 30분정도 가동시키니 60%까지 내려간다. 올해 산 것 중 가장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