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이리도 좋은데, 근황일기
SKT 이슈
개인정보 유출 뉴스를 들을 때마다 나의 정보는 오늘도 글로벌하게 퍼져 나가는구나. 정도로만 여겼지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스팸 문자나 전화가 걸려오면 누군가가 또 나의 정보를 팔아넘겼구나.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SKT 유심정보 유출은 뭔가 하지 않으면 큰일이 벌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생기더라. 타 통신사로 옮기면 모든 것이 해결될 문제였지만 본가 인터넷과 케이블 TV등과 결합되어 있어 쉽게 변경할 수 없었고. 유심교체 또한 하고 싶다고 해서 바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 그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유심보호서비스, 번호도용문자차단, 국제전화수신거부, 음성스팸 및 보이스피싱번호차단,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 서비스,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등을 신청하는 것이었다. 신청은 앱으로 했지만 해지는 은행 영업점에 가서 해야 하는 불편함은 소비자의 몫. 유심교체 신청을 하기는 했지만 언제가 될지는 미지수여서 반포기 상태인데 대리점마다 오픈런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앱에서 서비스 가입이나 예약을 할 수 없는 고령자들이 대부분이다. 대리점 직원들은 뭔 죄인가. 지인 중에는 구글플레이로 결제가 된 이도 있고, 끊임없이 기기 추가 알림, 인증번호 문자가 왔다는데 나는 대출 권유 전화 몇 통에 그치고는 있다. (유심 재고가 없다고 (무한정) 기다려 달라는 문자 옴. 올해 안으로는 되려나)
눈곱만큼도
들어온 지 2개월 째인 S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철수를 했다.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일이 없어 본사에서 놀고 있는 정직원들이 계약직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업무 경력은 거의 없었지만 전임자가 급하게 퇴사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임시로 뽑은 S인지라 근무하는 내내 타 부서 지원이나 아주 간단한 업무 등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시키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 모두 어색하고 불편했다. 철수를 이틀 앞둔 월요일, S는 인수인계를 받기 위해 이틀 먼저 출근했었기에 1일의 월차를 사용할 수 있으니 마지막 날에는 출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 정말 출근하기 싫겠지. 싶으면서도 기어코 그걸 써먹고 나가겠다는 그녀의 태도에 일말의 정도 사라졌다.
하지만, 나 또한 그녀와 크게 다르지 않지. 더럽고 치사하지만 어쩔 수 없이 출근해야만 하는 현실에 대한 분함과 자괴감에 눈에 핏줄이 뻗칠 때도 있고. 약간의 불편함만 감수한다면 어떻게든 살아나갈 수 있음에도 그 마저도 참기 싫은 나약하고 이기적인 마음이 눈을 내리깔고 입을 닫게 만드는 고분고분함을 양성한다.
몸은 비록 여기에 있지만 내 영혼까지 가둘 수는 없을 거라는 개소리 따위를 가슴속에 품고. 지질하다. 분하다. 분해. 내 기필코 이 모욕을 되갚아 줄 날이 올지리니. 지금은 네가 가슴을 펴고 웃을지언정. 그때 너의 가슴에 창을 꽂아 넣고 처참히 짓밟아 줄 것이다.
.......
요즘 '진격의 거인' 정주행 중이라 저절로 서사적이 되네.
네. 알겠습니다.
종합소득세 신고 시즌이 도래했다. 벌써부터 가슴이 벌렁벌렁하다.
그나저나 나 일용직이었지만 작년에도 열심히 살았네. 월급이라는 마약을 끊어낼 수 있어야 진정한 백수가 될 수 있을 텐데.
오늘도 일찍 출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