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모'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1/05/15 내 귀에 도청장치 (2)
  2. 2011/04/18 로맨스 그레이 (1)
  3. 2011/04/07 가족의 탄생 (3)
  4. 2011/03/18 낚인건가. (2)
  5. 2011/03/07 엄마의 하루 (1)
  6. 2011/03/06 아버지의 하루
  7. 2011/03/04 우리 고모 캐스팅
2011/05/15 22:52
/그러니까, 조사장. 놀면 뭐해. 그냥 슬슬 돈 벌면서 애인이랑 놀러나 다니고, 그러는거지.
/어이쿠..비광 나왔네. 내가..돈 있으면...어..어..내려놔. 어딜 가져가..내가 하고 싶었는데.. 조사장꺼가 되려고 그러나. 안그래?
매운 담배연기때문에 제대로 눈을 뜰 수가 없다. 복덕방 최씨가 바닥에 남아있던 화투장을 모조리 쓸어 가는 것을 뭉큰한 눈으로 쫒으면서도, 그가 말한 고시원 건물이 머릿속에서 맴돌기 시작한다.

/나 돈 없어. 하고 싶어도 못해.
/에이..왜 그래. 이번에 집 옮기려고 찾아놓은 돈 있잖아.
순간, 아차 싶었지만, 돈 냄새라면 귀신같이 맡고 들러붙는 하이에나들 아닌가. 내가 말하지 않았더라도, 일찌감치 주머니속 동전 헤아리 듯 셈이 끝났을 것이다.
/하옇튼, 빨리 계약 안하면 금새 넘어가니까, 내일 연락달라구. 나도 붙잡고 있는 거 한계가 있어.

먹고 살겠다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장사하면서 고생만 했던 아내가 늘그막 살림재미를 느끼는 것을 알기에, 다시 무언가를 하자고 하기에는 미안함이 앞섰다. 하지만, 그나마 내 손에 쥐어지던 돈구멍이 없어지고, 해마다 떨어지는 은행이자만으로는 불안한 것도 사실이었다.

/당신, 또 부동산 그 놈들이랑 놀다 왔지? 그 사람들이 당신을 친구로 생각하는줄 알아? 당신 돈 뜯어먹을려고 그러는거야. 맨날 여자들이랑 여관이나 가고..아주 질 나쁜 것들이야.
/아냐. 그냥 술 한잔 하고 온거야.
/술값도 맨날 당신이 내잖아. 화투 치는 것도 그래. 그것들이 얼마나 잘 치는데. 당신은 거기 가면 밥이야. 밥.
/가끔 나눠서 내. 내가 바보야? 다 내게.
사실, 오늘도 5만원 넘게 잃었다. 처음엔 따는 가 싶다가도, 일어설 때쯤이면 지갑이 탈탈 털린다. 안되겠다 싶어 구경만 하겠다고 맘 먹은 날도, 정신을 차려보면 쓰리고에 광박을 뒤집어쓰고 있다.

/저기..고시원 하나 나온게 있다는데..
과일을 깎던 아내는 들은 체도 안한다.
/급매로 나와서 조건도 좋아. 금방 나갈 물건이래.
/급매로 나왔다면 뭔가 이유가 있는거야. 금방 나간다고 그러는건 다 업자들 말이지.
아내는 깎은 사과를 내 앞으로 내밀더니, 자신의 입에도 하나 가득 물어 넣는다.
/아냐.. 이번건 달라. 진짜 물건이래.
/하옇튼..당신은 정말..만약 하더라도, 난 장사 안해. 당신 혼자서 해.
/그래. 당신은 그냥 집에 있어. 사람두고 하면 나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어. 어때. 지금 당장 보러갈래?

언제나 그랬듯이, 아내는 신중했다. 한달 여동안 고시원 주변의 상권을 탐색하고, 근처 상인들에게서 실질적인 정보를 듣고, 고시원을 들고 나는 사람들을 주의깊게 관찰한 결과, 큰 돈은 벌지 못하더라도, 밥술은 뜨고 살겠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밤에는 총무가 따로 있어, 직장인마냥 퇴근이 가능했고, 아침에 밥만 해놓으면, 각자 알아서 먹고 치워놓는 방식이라 손이 많이 가지도 않았다. 그랬다. 모든 것이 다 알아서 돌아가는듯 했다.

고시원을 인수한지 일주일 정도 지나자 어느정도 일이 손에 익기 시작했다. 하지만, 물이 반쯤 담겨 있을 때, 보는 시각에 따라 반이나 남았네.와 반밖에 안남았네.로 나뉘듯이, 달력에 표시된 방값 입금일은 내일이면 돈이 들어오네.의 경우와 혹시 돈 안주면 어떻하지.로 나뉘었다. 30여개의 방값 들어오는 날짜가 다르다보니, 매일매일이 지옥이 되는건 순식간이었다. 들어오는 돈 보다는 쌀값이며, 전기세, 수도세 등 나가는 돈만 점점 더 부풀려졌고, 빈 방이 늘어날 수록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처럼 숨이 차올랐다.

아내는 장사를 하려면 크게 생각해야지 사소한 일에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고 대꾸하면서도, 아침에 같이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할 때까지 사무실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내가 불안한 마음이 들때마다 확신에 찬 얼굴로 안심을 시켜주었다. 2주일 정도 지나자 우려했던 만큼 방이 비지도 않았고, 현금이 꼬박꼬박 손에 쥐어지는 재미에 신바람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복덕방 최씨로부터 만나자는 전화가 걸려왔다. 아내가 사무실에 있다고 하니, 근처 다방에서 만나자고 했다.
/조사장, 요즘 어때? 장사 잘돼?
/그냥 그렇지 뭐.
/근데..이거 말해야하나..사실, 나도 몰랐었는데, 고시원 근처에 재활용품 처리장이 들어선다고 하더라구.
/응? 근데, 왜?
/허허..이 사람아. 재활용품이 뭐야. 쓰레기 모아다가 쌓아놓는거잖아. 그럼, 먼지 나지, 냄새 나지, 벌레 꼬이지. 그럼 고시원 사람들이 들어오려고 하겠어?

갑자기 머릿속이 하얗게 변색되어 갔다. 간신히 진정되었던 온갖 우려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는 듯했다.
/그러니까, 지금 팔 수 있을 때 빨리 파는게 낫잖아. 내가 다 조사장 생각해서 말해주는거야. 내가 살 사람 알아볼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하지만..개업한지 한달도 안됐는데..
/그러니까, 손해보기 전에 빨리 팔자는거야. 나중에, 누가 사려고나 하겠어?

저녁을 먹으면서 넌지시 아내에게 이런 사정을 말하니,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
/최사장, 그 사기꾼 자식. 당신한테 이중으로 복비 뜯어내려고 수작 부리는거야. 몰라?
/그래도, 그냥 빨리 파는 것이 낫지 않을까? 나중에 사람들이 냄새난다고 안들어오면 어떻게 해.
/하여튼..왜 그렇게 남의 말만 들어. 그 놈 다시는 만나지마. 쓸데없는 생각도 하지말고. 지금 들인 돈이 얼만데.

이후로 최씨에게서 걸려온 몇 통의 전화내용은 그렇지않아도 뜬눈으로 밤새 뒤척이느라 피곤한 눈깔에 핏물이 스며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절망을 안겨주었다.
/큰일이네. 벌써 소문이 쫙 퍼졌어. 제 값 주고 팔기에는 때를 놓친 것 같아.
/정말이야? 그럼 어떻게 해. 알아봐준다고 했잖아!
/아, 글쎄, 조금만 더 기다려 봐. 근데, 한 천만원 정도 내리면 거래가 될 것같은데, 어때?
/뭐? 천만원? 그럴거면 안팔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시간이 지나갈 수록 점점 더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했다. 결론에 이르고보니, 하루가 몇 분처럼 느껴졌고, 금새 날이 밝고, 해가 졌다.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는 숨이 턱까지 차올라 밥은 커녕 숟가락을 들어올리는 것도 힘겨웠다. 아내는 이런 나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있었지만, 일부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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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각한거야. 조사장. 마침 나선 사람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훨씬 크게 손해볼 뻔 했다구. 나도 나중에 욕먹을 각오하고 거래 잡은거야. 술 한잔 사야 하는거 아냐?
/.....................
/아..사람이 소심하기는. 내가 다른 물건 또 잡아 줄테니까, 걱정하지마. 또 좋은 매물 나오면 연락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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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엄마 기분은 어때?
/응? 갑자기 왜? 그냥 그렇지 뭐.
/그럼 엄마한테 말씀안하셨나보네. 아버지도 참..일단, 너만 알고 있어.

고시원을 팔기로 한 이후로 아버지는 엄청난 공포에 시달렸고, 그렇다고 엄마에게 털어놓을 용기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지 오래전이라, 지원군이라고 택한 것이 오빠였다.

/주말에 갈테니까, 내가 어떻게든 해볼께.
/아니..아빠는 도대체 왜 그래? 어떻게 그런 큰일을 상의도 없이 할 수가 있는건데.
/넌 그냥 가만히 있어. 괜히 먼저 말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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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가족이 모인 식사자리인지라 고기를 굽느라 분주한 엄마의 얼굴은 즐겁기 그지없다. 채 익지도 않은 고기를 연신 집어 입에 넣는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자니 내 속이 고기전골마냥 진하게 졸아든다.
/당신도 참..천천히 먹어요. 안 뺏어먹어. 너도 많이 먹어. 뭐하고 있어.
/네. 엄마도 좀 드세요. 제가 구울께요. 근데..엄마..있지..
/아냐. 넌 먹기나 해. 회사생활하기가 좀 힘드냐. 자. 얼른 먹어. 당신은 밥 더 줄까?
/응. 한 주걱만 더 줘봐. 고기가 참 연하네.
/엄마..저..고시원말야..
오빠는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고, 허공에서 젓가락만 놀리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결국, 총대는 내게 넘어왔다.
/아버지, 이제 엄마한테 말해요. 언제까지 숨길거야.
/마..마..말하긴 뭘 말해.
입안에 고기를 가득 문 채로 고개를 푹 숙이는 아버지를 보고 있자니, 진정으로 엄마가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아빠 고시원 팔았대.

일순간, 모두 움직임을 멈춘 상태에서 고기연기만 폴폴 위로 솟아올랐다 흩어져갔다. 한참동안 입을 벌린 채 뻐꿈거리던 엄마는 집게를 식탁위에 내려놓았다.
/뭘 팔아?
/재활용품 수거장이 생기면, 훨씬 더 손해보잖아. 그래서 판거야. 빨리 팔아야 손해를 안보지.
/내가 그거 신경쓰지 말라고 했어, 안했어. 당신 정말 왜 그래? 미쳤어? 그 새끼가 당신가지고 장난친거잖아. 이 등신아!!!!!
/어허..아니라니깐. 샀던 가격 그대로 받았어..
/오픈하고 들어간 돈이 얼만데. 그건 돈 아냐? 복비는 어쩔껀데. 그건 공짜야? 어떻게 나한테 말도 안하고 팔아?

그 날 이후로 엄마는 입을 닫고, 하루종일 침대에만 누워 지냈다. 물론, 고시원에 나가지도 않았다. 남은 계약기간동안에도 할 일은 남아 있었지만, 아버지도 차마 엄마에게 도와달라는 이야기는 꺼내지 못했다. 며칠 후 계약서를 쓰기로 한 날, 엄마는 아무말 없이 나갈 채비를 하고, 고시원에 도착해서 최씨 일행을 기다렸다.
/어이구. 사모님도 계셨네. 이번에 아주 큰 손해 날 뻔했어요. 계약서는 이미 다 썼고, 오늘은 복비만 주시면 됩니다. 어디가서 식사라도 하시죠. 제가 낼께요. 하하하하하하.
아버지 뒷편에 앉아 고개를 돌리고 앉아 있던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근데..최사장. 복비 말야. 너무 비싼데, 다 받는건 좀 그렇지 않아?
/아니, 무슨 소리야. 어쨌든 이것도 엄연한 거래인데, 그렇게 말하면 안돼지. 다 내가 감안해서 말한거야. 흠..흠..

갑자기, 엄마가 아빠를 한쪽으로 밀쳐내고 앞에 나와 앉았다.
/바깥양반 체면도 있고, 여자가 나서면 모양새가 안좋으니까 내가 왠만하면 아무 말 안 하려고 했는데 말이죠. 이거 엄연하게 말하면 사기잖아요. 내 말이 틀려요? 어디서 어리버리한 사람 하나 잡아가지고 장난질이야?
/아니, 사모님. 그..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돼죠. 사기는 무슨..
/뭐라구요? 법적으로 따져도 복비가 100만원도 안되는데, 무슨 300만원이나 받아 처먹겠다는거야? 콩밥을 먹어봐야 이따위 장난질을 못치지. 어디 한번 경찰 불러다 해볼까?
/아..조사장. 사모님이 뭘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은데..일단, 나중에 내가 전화할께.

이후로 아버지는 예전 생활로 돌아갔다. 아침이면 일어나 TV를 보며 모닝커피를 마셨고, 틈틈히 등산을 했으며, 저녁 늦게까지 TV를 보다가 슬그머니 안방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엄마는 아무말 없이 밥을 하고, 국을 끓였지만, 아빠와 함께 먹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잠시 나갔다 온 아버지는 경비실에 전화를 걸어 누군가 자동차를 훔쳐갔다며 화를 냈다.
/차가 없다니깐요. 맨날 세워뒀던 곳에 없는데, 훔쳐간거지, 그럼. 도대체 경비를 이따위로 해도 되는거야?

구입한지 17년이 지나 보험평가액도 50만원밖에 되지 않는 자동차를 누가 훔쳐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엄마도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물어보고, 확인하고, 다시 나갔다가, 잠시 후 돌아와 다시 욕설을 하며 온 집안을 돌아다녔다. 참다못한 엄마가 어딘가에 있겠지. 잘 생각해보라는 말을 했으나, 이미 아버지의 귀에는 아무 말도 들어오지 않는 듯했다.

경찰에 도난신고를 한 이틀째 날 전화가 걸려왔다. 단지 옆 동사무소 주차장에서 발견되었다는 소리에, 아버지는 그제서야 전날 인감증명서를 떼러 동사무소에 갔었다는 사실을 떠올렸고, 이렇듯 기막히게 기억이 사라졌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자리에 눕고 말았다.

엄마가 방에 들어와 가만히 앉더니 안방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속삭였다.
/아버지가 스트레스 받아서 저러나보다. 치매걸린 줄 알고 놀랬나봐. 앞으로 고시원 이야기는 꺼내지 말고. 뭐라 하지도 마. 괜히 충격받아서 큰 병 생기겠어.
/엄마는 참 속도 좋수.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안 미워?
/그럼 어떻하니. 가족인데. 남같으면 못하지. 그러니까..너도 아빠한테 말도 걸고. 잘해. 저녁엔 고기 좀 구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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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lyceria:: litmus
2011/04/18 17:54

약수터 입구에 도착했을 때, 여느 때처럼 옹기종기 모여앉아 장기말을 옮기거나, 손바닥을 마주치며 뜀뛰기를 하는 몇 몇 아는 얼굴들이 보인다. 그나마 이곳에 오면 굳은 입이라도 떼어 누군가와 대화를 할 수 있기에 운동삼아 자주 들르게 된다. 아파트 노인정은 그리 탐탁지 않다. 그것도 조직이라고, 늙은이들 몇 씩 편을 갈라서는 한나라당이 어쩌네, 전라도 씨벌 것들 하는 것도 듣기싫고, 아파트 주민도 아닌 주제에 반찬이 이렇네 저렿네 타박하는 김씨도 눈꼴시다.

/어이. 조사장. 왜 이렇게 얼굴 보기 힘들어. 이리 와서 한잔 해.
부동산 최씨가 술독 오른 코를 문지르며, 알은 체를 한다. 대낮인데도 벌써 한잔 걸친 듯 뱉는 숨에서 막걸리 냄새가 풍겨온다. 몇달 전 최씨의 아내가 지병으로 쓰러졌을 때, 문상객들과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나누다 결국, 아내의 영정사진 앞에 꼬꾸라지는 것을 보며, 모두들 최씨의 아내가 속썩어 죽은 거라고 수근거렸다. 

최씨가 내미는 종이컵을 받아 들고, 홀짝 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저만치서 운동복 차림의 한 무리가 다가오는 것이 보인다. 앙증맞은 썬캡을 쓴 중년여자를 중심으로 노인정에서 서예를 가르치는 백씨, 초등학교 교장직을 퇴임한 김선생, 찜질방 입구의 건강원 고씨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그녀를 향해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누구야?
최씨에게 슬쩍 물어보니, 장기판을 들여다보고 있던 고개를 돌려 그들을 쳐다본다.
/아..권여사. 얼마 전에 이사왔다는데. 혼자 된지 꽤 됐다는 소리가 있더라구. 흐흐..영감들이 안달이 났구만.

/어머, 최사장님. 뭐예요. 벌써부터 취하신거예요?
자그마한 소녀같은 몸집만큼 어울리는 애교섞인 목소리에 최씨를 포함한 모두가 아무 이유없이 박장대소한다.
/근데..이 분은 처음 보는 얼굴인 것 같은데...안녕..하세요?
고개를 갸웃하며, 올려다보듯 쳐다보는 그녀 얼굴이 너무 가까이에 있어,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고 만다.
/뭐야..조사장. 벌써부터 권여사때문에 다리가 후달리는거야? 으하하하하하...
건강원 고씨가 옆눈으로 권여사를 흘낏거리면서 내 앞을 가로막고 선다.

잠시동안 저희들끼지 지분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짝을 이뤄 내기 배드민턴을 치기 시작한다. 권여사의 실력은 그저 동네 수준인 것 같다. 시원하게 공기를 가르는 깃털공의 위력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괜시리 주변을 돌며, 손체조를 하는 수밖에 없다. 해가 뉘엿거리고 인적이 점점 뜸해지자 일행들도 자리를 정리하고 떠날 준비를 한다.
/올 때마다 배드민턴 채를 갖고 오는 것도 일이네..
/그럼 내가 권여사꺼 챙겨 다닐까?
서예선생 백씨가 냉큼 권여사 손에서 배드민턴 채를 낚아 채 어깨에 맨다.
/어머..백선생님도 걸어 다니시잖아요. 그럼 제가 미안하구요..혹시, 차 갖고 다니시는 분 있으면..
갑자기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18년된 소형차지만, 금지옥엽처럼 관리를 한 덕분에 당장 고속도로에서도 쌩쌩 달린다고 자랑했었지만, 둘러선 늙은이들의 질투어린 눈빛세례를 받고 보니 또 다시 얼굴만 빨개진다.

그 날부터 난 권여사의 배드민턴 셔틀이 되었다. 권여사가 약수터에 오기전에 도착해서 기다리다가, 제일 먼저 그녀와 배드민턴을 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면서 뒤늦게 중고차라도 구입하려는 늙은이들의 분주함이 가소로웠다. 비록 그녀가 내팽개친 공을 주우러 다니는 경우가 더 많았지만, 어머, 어쩜 좋아, 아이..속상해.라고 쫑긋거리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머릿속에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것도 상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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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이상한 것을 눈치챈 것은 아내였다. 새벽 일찍 집을 나서는가 싶으면, 땀에 푹 쩔어 돌아와서는 머슴밥을 잔뜩 우겨넣은 뒤, 정신없이 곯아 떨어지는 것을 보며 무슨 운동을 저리 열심히 하나 싶었다. 그러나, 며칠 뒤 몸살이 나서 끙끙 앓아 누워 있다가도 새벽만 되면 엉금엉금 기어 나가는 것을 본 뒤로는 뭔가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13층 형님이 부침개를 들고 놀러왔다가 한참 뒤, 머뭇거리며 말을 꺼냈다.
/바깥양반말야. 요즘 산에 운동다녀?
/네. 새벽마다 나가서 배드민턴 친다나봐요.
/..그렇구나..근데..저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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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기운이 쉽게 떨어지지 않아 병원에 다녀왔다. 의사는 무리하지 말고 푹 쉬어야 낫는다는 뻔한 말을 했다.
입이 깔깔했지만, 된장국에 밥을 말아 억지로 넘기고 있는데, 아내의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다.
/당신, 요즘 뭐하고 다녀?
/...................
/산에서 누구 만나?
퍼뜩 고개를 들어 아내를 쳐다보니, 철인18호같은 얼굴이 있다.
/왜 놀래? 맞는가보네.
/아냐. 그런거..
/당신, 약수터에서 웬 여자 배드민턴 채 갔다주러 다닌다며? 그래서, 아파 죽는데도 그렇게 나간거야?
/아니..그..그게........
/내가 정말..질투한다는 소리 할까봐 모른 척 하려고 했는데..사람들이 당신 손가락질 하니까, 말해주는거야. 아주 한 번만 더 가기만 해봐. 당장 쫒아가서 개망신 줄거니까. 지금도 차에 그년꺼 갖고 있지? 빨리 갖다주고 와. 빨리 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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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lyceria:: litmus
2011/04/07 16:34
/지금 굉장히 심각한 상태시구요,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치료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일단, 급한 불부터 끄는 것이 좋겠네요. 자세한 사항은 간호사가 설명해줄겁니다.

한참동안 암호같은 설명을 듣고 있던 나를 일으켜 세우는 간호사에게서 샴푸 냄새가 났다. 
난 머리를 감을 때 비누를 쓴다. 항상 비누에 머리카락이 들러 붙어 있다고, 딸 아이가 몸서리를 치며 잔소리를 하지만, 이상하게 항상 까먹고 욕실을 나서게 된다. 이 간호사는 거품을 씻어내지 않고 비누를 던져놔도 생긋 웃으며, 괜찮아요. 아빠.라고 할 것만 같다.  

/임플란트 6개 590만원, 뼈이식 수술비용이 450만원, 아랫쪽 틀니 560만원, 신경치료 4개 45만원...노인정 총무라고 하시니 소개 많이 해달라는 의미에서 300만원 할인해드리면.. 총 1350만원입니다. 어떻게..오늘 일부 결제하시겠어요?

원래대로라면 아내가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대림동 치과로 가야했지만, 노인정의 총무일이 늦게 끝나기 때문에 한 시간 거리인 그곳까지 가기에는 무리가 있겠다.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간호사는 이리저리 나를 끌고 다니며, 엑스레이를 찍어댔고, 퍼뜩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발치를 하기 위해 마취주사가 깊숙히 들어와 있는 상태였다.

/치료비 얼마래요?
/천만원 정도 한대.
/하옇튼, 당신도 내가 한 병원에서 하라니까, 진짜 말을 안들어. 소개시켜서 가면 더 싸게 해줄텐데.
입을 벌려 거울에 비춰보니, 우물같은 구멍 몇개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마취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머리가 욱신거리기 시작한다.

/3층 아줌마 며느리가 그 병원에서 했는데, 바로 딴데로 옮겼다잖아요. 의사가 암것두 모르는 새파란 애라며.
/아냐. 여기도 잘해.
/잘하긴 뭘 잘해. 하옇튼 당신은 내 말 안들어서 꼭 손해봐.
/그만해. 그냥 여기서 할거야.

다음날, 통장에서 돈을 찾아 치과에 들렀다. 혹시 아프지는 않았냐고 물어봐주는 간호사 아가씨의 마음 씀씀이에 갑자기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돈 들어갈 일 생겼다고 투덜대는 아내도, 퇴근하고 돌아와 쌩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딸에게서도 살가운 말 한마디 들어 본 적이 없었기에 누군가 갑작스레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주면, 나도 모르게 허둥거리게 된다.

집에 돌아오니, 아내의 눈초리가 심상치않다.
/당신, 여기 앉아봐요. 지금 병원 치료비가 천만원도 더 된다며?
/아냐. 처..천만원이야. 누가 그래.
/병원에 전화해봤어. 천삼백이라며?
매섭게 다그치는 아내의 서슬에 머릿속이 하얘진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부아도 치밀어 오른다.
/내가 아파서 치료받는데, 그 돈이 그렇게 아까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그렇게 큰 돈을 쓰는데, 어떻게 상의 한마디 없이 맘대로 해요?

듣고보니, 아내의 말이 맞다. 하지만,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 언제부터 신경써줬다고 저러는 건지 새삼스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이번만 좀 봐주라. 정말 아파서 죽을 것 같어.
/누가 치료하지 말래요? 그 병원에서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하옇튼 난 몰라. 이제부터 돈관리는 내가 할테니까 그렇게 알아요.

옆에 앉은 딸아이는 아무 말이 없다. 어쩔 때는 아내보다 딸아이가 더 거북스럽다.
/네 엄마는 왜 저런다니. 그럼 아픈데, 어떻게 해.
순간, 딸아이의 눈매가 치켜올라간다.
/아빠는 지금 엄마가 왜 화내는지 몰라? 치료받지 말라는게 아니잖아. 가족 말은 안들으면서, 어쩜 그렇게 남의 말은 잘 들어요?

아내나 딸년이나 다 한통속이다. 밤늦게까지 씩씩거리며 앉아 있다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래서..내가 치과 치료 받는다고 네 엄마랑 아주 난리가 났다.
/...........이따가 퇴근길에 들를께요.

회식자리에서 중간에 빠져나온 아들은 살짝 취해있었다. 아들에게 하소연하다보니, 점점 울먹이는 소리로 변한다. 한참동안 아무 말없이 듣고 있던 아들은 아내와 딸아이를 거실로 불러냈다.
/우선, 엄마랑 상의 안하신건 아버지가 실수하신거예요. 천만원이 넘는, 큰 돈이잖아요. 내 생각에는 엄마가 뭐라 할 것 같으니까 말 안한 것 같은데. 맞죠? 그런데, 다 이유가 있으니까 말리는거잖아요. 엄마도 그래요. 어쨌든 아버지가 결정한 일인데, 좀 이해해 주시면 되잖아요. 너도 마찬가지야. 너까지 그러면,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겠냐. 우리 가족의 문제는 예전부터 그랬지만, 표현이 서투르다는거예요. 칭찬보다는 잘못을 지적하는 편이고. 또, 얼마나 세게 말해요. 상대방 기분 별로 생각안하잖아요. 저도 애들 키우면서 힘들었어요. 전 나름 한다고 하는데, 애들은 그렇게 생각안하더라구요. 이왕 이렇게 된거, 더이상 왈가왈부 하지 말자구요. 

그리고, 연이은 야근에 핏발이 선 눈으로 아무 말없이 식구들을 둘러본 뒤 현관을 나섰다. 잠시 정적이 흐른 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아내는 안방으로, 딸아이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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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모아놓은 돈 있지?
/으..응..왜?
/그럼 아버지 치료비에 좀 보태라.
/.....얼마나?
/한 3-400만원 정도 내놔. 어쩌겠냐.
/아니, 왜 항상 뒷처리는 다른 사람이 해야 하는거야.
/저..저..말하는 거 봐라. 남 일이야? 가족이잖아.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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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lyceria:: litmus
2011/03/18 11:29

큰형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내가 다니는 교회의 집사님이 밍크코트를 싸게 넘긴다고 하더라구. 천만원이 넘는 건데, 아는 사람이면 그냥 100만원만 받겠대.
열이 많아서 한겨울에도 땀이 펄펄 나기는 하지만, 젊은 애들이 명품가방 갖고 싶어하듯이, 내 나이 또래에는 밍크 코트 한 벌쯤은 있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 요즘이었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문병온 13층 형님이 입고온 밍크코트가 꽤 괜찮아보였던 것도 그 이유때문이다.

/당신이 웬일이야. 그런 것도 입는다하고.
TV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남편은 건성으로 대답한다.
내일 물건을 보러 가기로 하고, 미리 은행에서 돈을 찾아놓으라고 하니, 순순히 그러마고 한다.
다행히 올 겨울은 춥다. 동창회 모임도 있고, 결혼식도 줄줄이 있으니, 벌써부터 입고 나선 내 모습이 그려진다.

다음날 아침, 채비를 하고 현관에 서서 남편에게 돈을 달라고 하니,
못들은건지, 그러는 척 하는건지 아무 대답이 없다.
/지금 형님 기다리는데, 빨리 줘요.

현관에서 출근 준비를 하고 있던 딸아이가 이상한 듯 쳐다본다.
/아빠, 엄마가 물어보잖아.

나와 딸아이가 계속 서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자,
갑자기 남편이 소리를 내지른다.
/미쳤다고 그딴걸 사!!! 쓸데없이. 돈이 썩어나?

뭐라 대꾸할 새도 없이, 딸 아이가 얼굴이 뻘개지며 신발을 벗어든다.
/엄마가 언제 자기 물건 산적 있어? 그리고, 이야기 다 한거 였다며. 그러라고 했다며.
/내가 언제? 그리고, 넌 시끄러워.
/엄마는 밍크코트 입으면 안돼? 새거도 아니고, 남이 입던 거라는데, 새거 사줘도 모자랄판에. 그깟 돈이 아까워?
엄마. 내가 돈줄께. 가서 사. 진짜, 너무한거 아냐?
딸아이가 문을 박차고 나가버린 후에도 남편은 TV속의 바둑판만 노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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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퇴근해서 엄마한테 물었다.
/돈 입금했는데. 샀어?
/아구..보러 갔는데, 정말이지 그냥 줘도 안입을 것 같은거야. 추접해가지고. 돈 주고 입으라고 해도 못입겠더라.
/그래서? 안샀어?
/안샀지. 그딴걸 어떻게 사.
/...............

그럼.
100만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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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lyceria:: litmus
2011/03/07 18:31
요즘 새로 시작한 드라마는 마음에 안든다.
욕하면서 보는 것이 막장드라마라고는 하지만,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TV를 켠다.
남편이 깰까봐 볼륨은 한껏 줄여야 한다.
눈이 침침해서 잘 보이지 않으니 잘 들리지도 않지만,
그냥 뭔가 움직인다는 느낌만으로 본다.

무릎수술을 한 이후로
입맛이 뚝 떨어졌다.
그래도, 약을 먹으려면 뭔가 먹기는 해야하니,
물에 밥을 말아먹던지, 과일을 먹던지 억지로 밀어넣는다.
마음대로 해먹지를 못하니, 반찬도 부실하다.
한동안 몸이 벌벌 떨리고, 기운이 없길래
아들이 사온 한우 몇 점 구워 먹으니 금새 정신이 든다.

정오가 지나면,
간단하게 차려입고, 운동을 나간다.
아직까지 오래 걸을 수는 없지만,
살살 걸어다니다 보면, 그래도 외출이라고 마음이 상쾌해진다.
아직까지 결혼 안한 딸 문제만 빼면,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은데.
지인이 소개해준 맞선 껀도 물건너간 듯 싶어, 갑자기 혈압이 치솟는다.

집에 돌아와 잠시 침대에 누워 쉰다.
오래 앉아 있으면 금새 피곤해진다.
다시 TV를 보고 있다보면
저녁밥때가 된다.
안먹으면 안될까. 너무 지겹다.

하루종일 누워있다 까무룩 잠들다 말다하니
정작 밤에는 잠이 안온다.
어쩔때는 밤새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며 하얗게 새운 적도 있다.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오늘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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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lyceria:: litmus
2011/03/06 23:57
오늘도 눈뜨자마자 TV를 켠다.
항상 바둑채널에 고정되어 있는 리모컨을 한 손에 쥔 채
외출할 때도, 집에 있을 때도 블루 구스덕 점퍼는 나와 항상 함께 한다.
(장면: 거실에서 거위털 점퍼를 입고 TV를 보는 아버지)

우리집은 각자 밥을 챙겨 먹는다.
하루 세끼 꼬박꼬박 밥을 챙겨먹는 나로서는
치과 치료를 받느라 3킬로가 빠졌다고 울먹여도,
아무도 귀담아 들어주지 않는다.
(장면: 대접에 가득 담겨있는 아버지 밥그릇)

모닝 커피는 마누라의 수술날 아침에도 빼먹을 수 없는 필수코스다.
커피잔 바닥이 긁힐 정도로 세차게 저어주며 여러 차례 렌지에서 짧게 돌려주는 것이 포인트다.
(장면: 커피를 젓고, 렌지에 넣고, 다시 꺼내 넣고, 젓고, 수십차례 반복한다.)

9시가 넘으면, 노인정으로 출근한다.
총무를 맡고 있지만, 실질적 권력은 회장에게 있어 다들 나를 무시하는 것만 같다.
얼마전, 서예 선생도 나를 무시했다가, 나의 집요한 공작에 걸려 쫒겨났다.
새마을금고에서도 '총무님'이라고 깍듯이 존대해주는데, 감히..
(장면: 새마을금고 직원 모두 머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유일하게 가족들과 식사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전혀 대화를 하지 않기 때문에 조용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장면: 모두  각자 생각하며, 식사를 하고 있다.)

다시 TV를 켜고, 잠들 때까지 거실에서 시간을 보낸다.
간혹 거실에서 잠들 때도 있지만, 점퍼를 입고 있어서인지 그리 춥다는 생각은 안든다.
(장면: 두꺼운 솜이불을 덮고, TV를 보고 있다.)

안방에서 잠을 잘 때는
머리맡의 라디오를 켠다.
라디오는 내 친구다.
(장면: 흑인용 거대한 라디오에 이어폰을 끼고 들으며 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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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lyceria:: litmus
2011/03/04 18:13
지인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자주 듣는 이야기가 식구들이 시트콤스럽다고 합니다.(특히, 울아부지)
대부분 혼나고, 대들고, 싸우는 이야기인데도 듣는 사람들은 재밌다구요. 재.밌.다.이거지요.
해서 가족들과 제 주변인들 이야기를 소재로 한 짧은 시트콤을 써보면 어떨까.생각해봤습니다.
몇 가지 에피소드를 만들어 짧게 말해주니, 반응이 꽤 좋네요. 흠흠..
그래서, 좀 정식.스럽게 써본다는 것이 캐스팅까지 발전하게 되네요. 뭐. 생각이야 금새 최종회지요.
주인공은 4차원 엉뚱캐릭터 '최강희'로 한다 했더니, 저랑 완전 딴판이라며, 결사 반대들.

어쨌든 등장인물.
엄마, 아빠, 조카 둘, 친구 몇 명, 동료 몇 명.
별로 없어요. 인간관계가 습자지 수준이라.

우리고모(김선아)
인물사진

엄마(나문희)
인물사진

아빠(신구)


오빠(김영호)


올케(미정)

조카1(동호)


조카2(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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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lyceria:: litm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