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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생존신고-어떻게든 살고 있다

by iamlitmus 2023. 3. 27.

폐경기 이후 약 10킬로 정도 살이 쪘다. 그것도 아주 보기싫게. 훌라우프를 허리에 걸친 것 마냥 무섭게 부풀어오르는 배를 내려다보며 절망에 빠진 것도 잠시, 입에 들어가는 것은 물도 맛있다고 느껴졌다. 입맛 떨어지는 호르몬제를 처방받은 이후에도 체중계 바늘은 요지부동이었다. 외식이라도 한 날에는 2-3킬로는 아주 쉽게 훌떡 넘어섰다. 기초대사량은 메롱이라 자고 나서도 체중의 변화는 없었다. 

 

이러다 큰일 나겠다.는 위기감 마저 희미해질 무렵 코로나에 걸리고 강제 식단조절을 하게 됐다. 위가 줄어드니 당연히 먹는 양이 줄어들었고, 더이상 체중이 늘어나지 않는 정체기에 들어섰다. 그러다, 체중계 숫자 앞자리가 바뀌는데. 물론, 바지 한쪽에 다리조차 들어가지 않는 것은 똑같지만 몸이 가벼워졌음을 확실히 느낀다. 

 

배고플 때 마트나 빵집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 굶주림에 눈이 뒤집혀 순식간에 3-4만원어치 빵을 담았던 과거는 말 그대로 옛날 일이다.(아니다. 또 갔다.) 냉동식품을 끊은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차가운 음식을 싫어하는데, 전자렌지나 에어프라이기에 데워 먹으면 사료를 먹는 것 같다. 직원식당 밥을 꾸준히  먹는 이유는 맛과 상관없이 갓 지은 따뜻한 음식이어서다. 영양소야 알아서 계산했을테니 몸에 좋을테고. 밥 먹을 때만큼은 천천히, 조용히 먹고 싶은데 직원들과 같이 가면 대화도 해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고 너무 정신없다. 다행히 아무도 직원식당을 가지 않아서 혼자 먹는다. 

 

 

네버앤딩 코로나

뒤에 앉은 사원이 작년 6월 첫 감염 이후 두번째 코로나에 걸렸다. 격리 후 사무실에 나왔을 때 다가와 '저도 코로나 걸렸으면 좋겠어요'라며 부비부비해대더니. (그 당시에는 얼마전 철수한 미친년 옆에 앉아 있었기에 스트레스를 받던 상황이었음) 진짜로 나 때문인가 싶어 살짝 긴장했으나 친오빠한테서 옮았다고 해서 안심했다.

 

미대오빠는 아직도 곁을 두지 않는다. 같이 있을 때는 항상 마스크를 쓰고 있고 매일 함께 하던 저녁산책도 마다하고 있다. 코로나 소독약으로 온 집안을 청소하고 있다가도 내가 집에 들어가면 마스크를 쓴다. 방 닦고 있는 엉덩이를 보면 긴 쇠자로 때리고 싶다. 언제까지 그러나보자.

 

 

운이 좋은 날이다 싶으면 복권 1천원어치 구입한다. 지난 주 횡재수가 있다 해서 구입했는데 5만원 당첨. 운도 총량이 있어서 이런 자잘한데에 쓰면 큰 행운을 받을 수 없다 하던데. 그래도 기분 굿! 받은 당첨금은 봉투에 고이 넣어 숨겨놨다. 왠지 이 돈을 쓰지 않으면 사용한 운도 그대로 남아 있을 것만 같다. 

 

써보니까 좋더라

토너패드 제품은 6-70매 정도에 2만원이 평균적인데 다이소에서는 100매에 5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가성비로는 탑오프탑 제품이다. 닦토로도 좋지만 얼굴에 얹어놔도 좋을만큼 촉촉하고 수분감 만랩이다. 강추! 

 

모전여전

점심먹고 있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뭔가 당황한 듯한 말투에 일순 긴장했다. 뭐지. 또 당한건가? 별일은 별일이었다. 경동시장에 갔다가 버스에 장바구니를 놓고 내렸다며 찾아 달라고 한다. 엄마에게 있어서 딸은 뭐든지 할 수 있는 존재인건가. 아들은 어렵고 며느리에게는 창피했을까. 버스 노선을 검색해서 예상되는 3대 정도 번호를 찾아냈다. 버스회사에 전화해서 분실물 요청을 했다. 해당 버스에 문자를 보냈고 버스가 들어오면 확인해서 알려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찾아도 문제네. 면목동 차고지까지 가야 하는건가. 

 

P.S: 버스회사로부터 시금치 등 김치꺼리가 잔뜩 든 장바구니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엄마는 찾을 수만 있다면 1시간이 걸려도 상관없는 일이라며 당장 출발했다.

P.S: 내가 주로 하는 실수는 번호를 잘못 보거나 아예 보지 않아 엉뚱한 버스를 타는 것. 너무 빈번하다보니 이젠 자연스럽게 내려 새로운 동네 구경을 하는 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