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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발견

나폴리-살레르노-아말피-포지타노-소렌토-나폴리

by iamlitmus 2007.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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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새벽 6시에 눈을 떴습니다. 창문밖을 보니, 다행히 날씨가 화창합니다. 아침밥을 든든히 챙겨먹고, 다시 버스표를 구하기 위해 나폴리 중앙역 근처를 헤맸지만, 결국 구하지 못했습니다. 아. 몰라. 이젠.
승차장으로 되돌아와 버스를 기다리다, 그래도 불안해서 근처 호텔 직원에 물어보니, 버스안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고 하는 겁니다. 아주. 삽질 제대로 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버스에 올라타서 표를 못샀어. 자. 여기, 돈.하니 운전사가 멀뚱거리며 쳐다보기만 합니다. 한참 손 내밀고 있기가 뭐해서 일단, 자리에 앉았습니다. 어찌어찌하여 목적지에 도착했고, 사람들이 다 내린 다음 다시 돈을 내미니, 됐다고, 그냥 가라고 하대요. 이야. 나폴리에 대해 급호감이 생겨버렸어.

살레르노 동네를 설렁설렁 돌아다니다가, 마트에 가서 초코볼 한 봉지 사서 먹는데. 이게 완전 맛있는겁니다. 오오. 이거 선물로 다 사갈까나. 게다가 카페에서 커피를 시켰는데, 이런이런. 에스프레소가 800원. 스타벅스보다 맛있는데도. 게다가 종업원 남자의 훌륭한 생김새라니. 이런 시골 구석에도 이런 인물이 나오는 것을 보면, 이탈리아는 분명 타고난 나라인게야. (이상한건 여자들은 진짜 못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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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4유로 정도였는데, 피렌체에서는 4.5유로여서 못 사먹었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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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말피에 도착했습니다. 해안마을이예요. 절벽에 예쁜 건물들이 소금처럼 박혀 있습니다. 1시간이면 다 둘러볼 정도로 작아요. 점심으로 피자 한 조각을 사먹었는데, (1,500원) 이게이게 진짜 맛있습니다. 저 피자 별로 안좋아하는데도 맛이 환상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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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타노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학생들이 단체여행을 왔는지 자리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탈리아 10대들은 악마같습니다. 어렸을 적 천사같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더럽게 말 안듣게 생긴 뚱땡이들로 변합니다. 시끄럽고, 버릇없고, 공공질서 개념없고. 그러다가 다시 30대가 되면서 훈남으로 변모하는거죠. 매미와 같다고나 할까. (여자들은 그대로 쭈욱 못생겨집니다.)

소렌토에 도착해서 석양이 지는 해변을 보고 있노라니, 내가 그동안 참..좁은 세상속에서 살았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겨우 3일째인데 말이죠. 소렌토에서 나폴리로 돌아오기 위해 완행 열차를 탔습니다. 기쁘게도 잘생긴 총각이 정차하는 역마다 타고 내리니, 지루한 줄 모르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이탈리아 축구 선수들이 잘생긴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탈리아 남자들은 다 그렇게 생겼습니다. (물론, 히딩크 형으로 바뀌는 이들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자네가 내게 큰 힘을 주었네. 고맙네.' 라고 말해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자. 내일은 북쪽으로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