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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발견

로마 첫째날

by iamlitmus 2007.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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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정도 눈을 붙였나. 옆 침대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오늘 하루동안 로마를 훑어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길을 나섰습니다. 지도 한장 들고, 무작정 걷기 시작했는데, 버스 노선표도 잘 모르고, 지하철을 이용하기 보다는 골목 구석구석을 탐험하면서 천천히 산보하는 기분으로 다니기로 했습니다. 이런. 비가 오네요.

로마는 건물이 참 예쁩니다. 아무렇게나 찍어도 다 엽서같이 나와요. 하지만, 콜롯세움이나 판테온 같은 유적지를 보면, 와아..라기 보다는 흠. 이런거였군. 정도의 감흥만 생기더군요. 그래도, 꼭 봐야 할 장소 위주로 걸어다니는데, 로마의 도로는 대부분 자잘한 돌조각이 박혀 있어서 다리가 너무 아픈겁니다. 야외 카페테리아는 엄청 비싸다고 해서 맥도날드, 버거킹 같은 곳에서 쉬다 다시 걷고 그랬어요. 그 유명한 피자조각도 먹고, 젤라또 아이스크림도 먹었습니다. 맛은 뭐. 그냥저냥해요. 하도 소매치기가 많다 그래서 복대도 하고, 누가 다가오기만 해도 잔뜩 경계했었는데, 생각보다는 안전한 것 같습니다. 물론, 아기를 안은 집시여자와 수상한 남자들도 자주 마주쳤지만, 다행히 별일은 없었어요. 길이 수상하다 싶으면, 아무나 붙잡고 지도를 내민다음, 자. 내가 있는 곳이 어디야? 찍어봐. 하면, 모두들 친절하게 가르쳐줍니다.

세상에. 로마에는 왜 이리 잘생긴 남자들이 많은 겁니까. 주위가 온통 면도기 모델이예요. 땅이 좋구나. 땅이 좋아. 어쩜 저리도 훌륭할꼬. 내가 너희들 덕분에 눈이 호강한다. 관광객들도 상태 굿. 베컴이 우르르 몰려다녀요. 아이들은 완전 인형같이 예쁩니다. 속눈썹이 빗자루같애요.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걸어다니다보니, 허리가 끊어질 것 같습니다. 카메라와 가방을 들고 다니느라 어깨도 너무 아픕니다. 첫 날부터 너무 무리하면 안된다 싶어, 일찍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로마는 야경을 꼭 봐줘야 한다고 했지만, 죽어도 못 나가겠어요. 저녁을 먹고, 노트북을 켰는데. 젠장.젠장. 전원이 안들어옵니다. 트렁크에 넣고, 부쳤었는데, 너무 세게 던진걸까요. 아. 스트레스 완빵.

p.s: 구걸을 하는 여자애가 프라다 백을 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