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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발견

밀라노

by iamlitmus 2007.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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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밀라노로 향했습니다. 유로스타가 아닌, 인터시티라는 한 등급 낮은 기차를 이용했는데, 이건 예약비가 3유로예요. 자리를 찾아서 앉아있는데, 검표원이 와서 넌 2등석이니까 다른 데로 가라는 겁니다. 분명 3번 열차 23번이었는데, 이 기차는 3번이 1등석이었나봐요. 알겠다고 하고서는 그냥 죽치고 앉아 밀라노까지 왔습니다. 밀라노는 서울의 명동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어제가 휴일이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어깨를 부딪히지 않으면 걷기 힘들 정도입니다. 사람 많은거 끔찍하게 싫어하잖아요. 제가. 구경이고 나발이고, 두오모 성당만 둘러보고 다시 숙소로 향했습니다.

아참. 저 에스프레소 머신 샀어요. 전기를 꽂는 제품은 59유로인데, 이건 좀 오버인거 같고, 그냥 쬐끄만 1인용 구입했습니다. 일리와 라바짜 커피도 근처 슈퍼에서 샀습니다. 역시나 와인 겁나게 저렴해주시고, 베일리스도 1만4천원선입니다. 문제는 숙소에서 한 방을 쓰는 여자입니다. 자기 말로는 프랑스와 영국에서 몇 년 살다가 이태리에서 사업 한번 해볼까해서 장기투숙하고 있다는데, 명함을 보니 광고, 홈페이지 제작, 명품몰투어라고 씌어 있더라구요. 어찌나 말이 많은지 듣기 싫어 죽겠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저녁을 굶더라구요. 사장한테 물어보니 알아서 해먹는대요. 식사 안하세요? 하니까 한국에서 돈이 와야 한대요. 그럼 계속 굶는다는건가? 어쨌든 계속 말도 안되는 소리만 해대서 정신이 사나워요. 내일 아침 일찍 떠나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밀라노 사람들은 굉장히 화려합니다. 남남북녀라고 했던가요. 멋진 여자들은 다 밀라노에 모여 있습디다. 몸치장도 장난이 아니구요, 두 손 가득히 쇼핑백을 든 사람들이 길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잘 생긴 남자들은 몽땅 백화점에서 일하고 있구요, 음식점이고, 패스트푸드점이고, 몇 겹의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질려. 사람들이 왜 밀라노라고 하면 고개를 젓는지 알겠어요. 이로서 이탈리아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가본 곳 중에서 아말피와 포지타노, 그리고 베네치아가 가장 좋았던 것 같애요. 자. 그럼 파리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