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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by iamlitmus 2008.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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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조니 뎁. 헬레나 본햄 카터(이 영화를 찍을 때 그녀는 팀 버튼의 두번째 아이를 임신중이었다.), 알란 릭맨(어디서 봤더라.했더니 스네이프 교수였네.).

가위손에서부터 총 6편의 작품(에드우드, 슬리피 할로우, 찰리와 초컬릿공장, 유령신부, 그리고 스위니 토드)을 함께한 그들의 콤비네이션은 성공적이었다. <프리미어>는 스위니 토드 개봉에 앞서 인터뷰한  뒤 기묘한 이미지와 마이너리터의 정서면에서 잘 맞는 조합인 이들을 '고딕듀오'라는 표현을 썼다. 감독과 배우의 관계이면서도, 서로에게 독특한 영감과 자극을 선사한다는 면에서 앞으로도 영원히 함께 할 듯하다. 팀 버튼이 조니 뎁에게 쓴 편지에서 묻는다. '우리는 왜 인기가 좋을까?'

컬트적인 흥미를 자극하면서도 묘하게 대중적인 이들의 영화는 개봉 전부터 많은 이들을 흥분시켰다. 화려한 액션도 없고, 잘생긴 배우들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조니 뎁은 멋진 타입이지, 잘생긴 형은 아니다), 앞 뒤가 뻔한 스토리에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도 뻔한데, 나는 이 영화를 왜 보고 나서 흡족했을까.

아름다운 아내를 탐욕스런 판사에게 뺏긴 후, 15년 동안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이발사 토드는 복수를 위해 런던으로 돌아온다. 오래전부터 그를 흠모했던 파이집 주인 러벳 부인은 토드가 죽인 사람들을 재료로 한 파이를 만들어 성공하게 되고, 토드와 함께 핑크빛 미래를 꿈꾸지만, 결국, 그녀의 거짓말을 알게 된 그의 손에 죽임을 당하게 된다. 선명한 핏빛을 제외하면 흑백에 가까운 화면, 유령처럼 창백한 얼굴로 휘둘러대는 면도날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죽어나가는 시체들, 그 누구도 행복한 이가 없는 참혹한 결말에 버무려진 선명한 염세주의. 이것이 바로 스위니 토드를 이어나가는 중요한 재료가 된다. 환한 기분을 순식간에 먹구름으로 덮어버리는 기막힌 능력. 팀 버튼과 조니 뎁이 만들어낸 쾌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