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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

용의주도 미스신

by iamlitmus 2007.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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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박용집(아라한 장풍 대작전)
출연: 한예슬, 이종혁, 권오중 외

한예슬은 바쁘다. 낮에는 실력있는 광고PD로서 프리젠테이션하랴, 밤에는 클럽 다니면서 부킹하랴, 휴일에는 절에서 고시공부하는 대학선배 뒷수발하랴, 주일에는 교회가서 봉사하면서 점수따랴. 말 그대로 슈퍼우먼이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제대로 된 킹카 만나서 결혼하는 것. '미녀는 괴로워'에서 외모지상주의니 뭐니 하면서도 김아중의 쭉쭉빵빵에 모두들 너그러웠듯이, 한예슬의 코맹맹이 애교 퍼레이드에 픽.픽. 쓰러지는 남자관객들 속에서 핏.핏.거릴 수 조차 없었던 이유 몇 가지를 말하자면.

1. 제작사가 KFT인가?
아예 대놓고 'SHOW' 선전을 한다. 남자 주인공은 KTF 부장이고, 한예슬은 'SHOW'광고를 따낸다. 이들은 'SHOW' 런칭 파티에서 에피소드를 날려주신다. 황금나침반에서 백곰을 보며, 코카콜라를 떠올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1시간 30분짜리 SHOW CF인 것이다. 징그럽게 노골적인 마케팅에 대략 난감.

2. 배우는 한예슬 뿐인가.
'열심히 하는 이보다는 잘하는 사람이 살아 남는다.' 한예슬은 전자의 경우이다. 열심히는 하는데, 뭔가 빠진 것 같다. 조마조마한 느낌때문에 보는 사람 신경이 곤두선다. 이도저도 안된다면, 맛깔스런 조연들이 그 뒤를 받쳐주거나, 시나리오라도 탄탄해줘야 하는데, 이건 완전히 한예슬 발가 벗겨놓고, 혼자 봉춤 추게 하는 형국이다. 내가 볼 때 제일 나쁜 놈은 시나리오 작가이다.

3. 남자배우들도 있었다.
권오중의 변태 연기는 압권이었다. 그러나, 그는 언제쯤이면, 똑똑한 발음을 들려 줄 수 있을까. (뎡서를 외치던 권상우조차도 많이 나아졌던데.) 이종혁이야 원래 좋아했던 배우지만, 이 영화에서는 캐릭터가 너무 약해서 아쉬웠다. 가장 큰 문제였던 손.호.영. 몸뚱아리 이상하게 해서 나오더니만,(근육질 남자 진~짜 싫다.) 연기랍시고 하는 것이 배시시 웃는 것밖에 없다. 아. 그 모자란 대사처리라니. 박선주에게 보컬트레이닝을 받아서 그나마 좀 나아진 걸 보면, 다음 영화때는 연기트레이닝도 길게 받은 다음 출연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 내에 불이 들어오자 마자, 이 영화를 보자고 했던 후배들에게 백배 사죄했다.
'진짜 잘못했어. 너무 미안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술살까? 밥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