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감독 : 박흥식 출연: 전도연, 박해일, 고두심.

단 한번도 전도연이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코맹맹이 소리도 듣기 싫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과대평가도 인정하기 싫다. 그렇다면, 왜 이 영화를 보게 되었을까.

일단, 영화 자체의 평이 좋았고, 놀라움의 극치라는 고두심의 연기력을 믿고 싶었다. 그리고, 박해일.이라는 청년때문이다.(박해일이 아닌 장동건이나 원빈이 나온다고 했으면 절대 안봤다. but,  핸폰c.f에서의 원빈은 참말로 잘생겼더라. 깜짝 놀랐다.)

스토리는 평범하다. 전반부에서 지긋지긋한 중년부부의 악다구니를 보여주고, 그 모습에 치를 떠는 딸이 등장하고, 그 뒤 과거로 돌아가 그들의 순수했던 사랑을 목격하고 이해하게 된다는 해피엔딩.

이 영화의 가장 큰 메리트는 아름다운 자연풍광이다. (물론, 물속 장면은 세부에서 찍었지만) 우리나라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파란 하늘과 다듬어지지 않은 섬의 정경들, 그 자체만으로 그림이 꽉 찬다. 여기에 주근깨 투성이의 까막눈 해녀와 우체부와의 사랑이 주된 흐름을 잡고 있지만.

1. 전도연의 전라도 사투리가 너무도 어색하다. 나는 서울 태생이지만, 시골이 전라도인 나는 딱. 들으면 안다. 차라리 전도연 동생역으로 나온 남자애가 더 자연스러웠다.
2. 전도연의 촌닭연기는 '내 마음의 풍금'과 똑같다. 표정이며 말투까지 똑같다.
3. 의도적인 눈물짜내기.식 스토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 (물론, 울긴 했지만)
4. 고두심의 극악스러운 연기는 감탄할 만 하다. 그러나, TV에서도 항상 봐왔던 모습이라서 그런지 새롭지는 않다.
5. 자. 드디어 박해일 차례. 박해일의 눈동자는 유난히 크고 까맣다. 연극계 출신답게 발음도 굉장히 분명해서 대사 전달력이 뛰어나다. (전도연은 입가에 잔뜩 힘을 주고 말해도 혀짧은 소리가 난다.) 순식간에 눈시울이 빨개지면서 눈물을 담아내는(절대 떨어뜨리지 않는다.) 그를 보고 있으면 돌아버릴 것 같다. 우울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을 주지만, 모성애를 극도로 자극한다. 이런 복잡한 분위기가 가장 성공한 캐릭터는 '살인의 추억'이다. (그는 관객에게 완벽하게 배신당하는 느낌을 안겨주었다.)

별 10개중 6개. 그중 1개는 고두심, 2개는 박해일, 3개는 영화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