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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

패션오브크라이스트

by iamlitmus 2007. 3. 26.
감독 : 멜 깁슨 출연: 짐 카비젤

워낙 잔인하다고 소문이 난 영화인지라, 보고픈 마음과는 달리 계속 미루기만 하다 우연찮게 극장에서 보고 말았다. 유다의 배신으로 시작되는 예수의 수난영화는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친절하고도 생생한 화면으로 보여준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 상태였고, 아무리 잔혹해도 절대 두 눈을 감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옆자리에 앉은 여자애가 영화 초반부터 거의 울부짖듯 울어대는통에 나 또한 속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수많은 채찍질 때문에 사방으로 피가 튀고, 갈고리에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예수를 보며, 이건 영화다. 영화일뿐이야. 저 배우는 진짜 아픈게 아냐. 괜찮아. 괜찮아. 아. 씨바. 저건 진짜가 아냐. 제기랄. 미치겠네.

예수역을 맡은 배우의 몸집이 너무나도 건장했기에 망정이지, 왠만한 사람은 죽어도 한참 전에 죽어 나갔을것이다. 맞아 죽는다는게 어떤 건지 알 것 같다. 십자가에 못 박히는 장면은 차라리 애교스럽다고 해야하나. 금빛에 가까운 눈동자를 가졌던 예수는 너무 맞아 핏빛으로 물든 눈을 치뜨며 숨을 거뒀다. 죽은 예수의 옆구리를 찍었던 병사는 하늘의 저주를 받아 결코 죽지 않는 존재가 되어 영원한 고통을 겪게 되었다고 한다. 3일뒤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부활한 예수가 동굴을 나서는 끝맺음을 보며, 성경 지식이 전무한 나로서는 그 뒷 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한 까닭에 먼지에 쌓여 있던 성경책을 꺼내 읽어야 할판이다.

무신론자인 내가 봐도 이 정도인데,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어떤 심정일지 이해가 간다. 메시아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매트릭스의 네오와는 다른, 모든 죄를 자신이 짊어지고 고통을 겪으면서도 용서하는 마음을 가질수 있어야만이 가능한 것이다. 별10개중 7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