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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커브 110

[2021 슈퍼커브 110] 베키 동계용품-핸들 글러브, 스쿠터 앞치마

by iamlitmus 2021. 12. 6.

장갑을 껴도 손끝이 시렵고 팔목으로 새어들어오는 찬바람 때문에 신호등에 걸릴 때마다 파리처럼 손을 비벼대야 한다. 모양새는 떨어지지만 겨울에도 베키를 타려면 어쩔 수 없어서 국내 쇼핑몰을 검색해보니 가격대가 꽤 높다. 배송도 느리고, 반품이나 환불이 어렵기는 하지만 일단 가격면에서는 최강자인 알리를 이용하기로 했다. 

 

미대오빠는 핑크를 추천했지만 무난한 블루로 주문했다

만원이 살짝 넘는 가격대로 주문완료. 11/23일 주문하여 12/2일에 제품을 받았는데..이거 뭐야.

조악함의 끝판왕

처음엔 내가 잘못 주문했나싶어 확인해보니 '배달완료'라고 아주 떡 찍혀있다. 공짜로 줘도 쓸까말까한 퀄리티에 잠시 절망했다. 쓰긴 쓰더라도 할말은 해야겠다 싶어 판매자에게 카톡을 보냈다. 원래는 영어로 써야 하는데, 네가 알아서 번역하겠지 싶어 한글로 화남을 표현했다. 

제품에 붙어 있는 라벨과 패지지 커버 이미지를 보내달라는 답변이 왔는데, 그냥 비닐에 싸여 있었던 제품이었고, 이미 버려버린 상태였기에 이쯤되면 나도 우기기 전략을 쓰기로 했다. (사실, 이때쯤 거의 포기상태였다.)

내가 주문한 상품이 아직 배송중이고, 물류회사와의 정보가 씽크가 맞지 않는 것 뿐이니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달라는 답변이 왔다. 뭐지? 내가 받은 이 쓰레기는 실수로 보낸건가? (며칠이 지나도 제품은 도착하지 않고 있다. 알리에서 구매할 때 이런 점이 제일 후지다. 내가 할 수 있는건 별점 후기 뿐) 할 수 없이 베키에 장착을 해보기로 했다. 

베키야. 미안해. 올해만 참자.

오른쪽은 브레이크 구멍이 있어서 어느정도 수평을 잡아줘서 괜찮은데 왼쪽은 핸들만 있으니 글로브가 고정되지 않고 아래로 고개를 떨군다. 가장 큰 문제점은 클락션과 깜빡이를 켜기 위해서는 엄지라고 튀어나온 부분을 이용해야 하는데, 주행중에는 핸들을 꽉 잡아줘야 안전하기 때문에 어정쩡하게 엄지에 손을 넣고 있는 상태가 너무 불편하고 자칫 사고가 날까봐 무섭다. 대신, 손도 안시렵고 바람도 소매로 들어오지 않으니 그나마 견딜만 한건 인정한다. (배달하는 분들은 추가적으로 검정 비닐로 감싸는 듯) 이제 남은 것은 다리시림을 막아줄 덮개이다.

 

이후 판매자로부터 다시 보내주겠다는 답변이 왔다. 똑같은 제품을 보낼까싶어 내가 원하는 제품을 추가부담없이 보내달라고 적었다. 그런데, 다음날 카드승인취소 알림이 왔다. 뭐지. 진짜.

 

레깅스를 입어도 무릎과 허벅지가 엄청 시리다. 이러다 얼음 차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 슈퍼커브는 양쪽 다리 사이에 턱이 있어서 이것에 맞는 덮개를 찾으려니 적당한 것이 없다. 커브는 계속 기어를 바꿔줘야 하는데, 베스파 타입용 덮개는 안맞을 것 같은거다. 

베스파 타입의 스쿠터에 맞는 덮개. 커브한테 맞을까?

 

한국인들의 압도적인 판매를 기록하고 있는 제품

차라리 입고 타자.싶어 찾아본 바지제품이다. 가격대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월등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 중 한국에서 제일 많이 주문했다. 누가봐도 배달복이긴 하지만, 지금 간지를 따질 때가 아니다. 추운 겨울에도 베키를 탈 수만 있다면, 그깟 창피함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주말에 눈이 온다고 하는데, 염화칼슘이 체인에 닿으면 부식되기때문에 절대 운행금지다. 커버를 씌워놓기는 했지만, 추운데 베키를 놔두고 있노라니 가슴이 아프다. 

 

앞판과 뒷판이 분리되어 있고 양쪽에 지퍼가 달려 있다. 스키복같은 느낌.
입어보니 엄청 따뜻하다. 바지를 입고 그 위에 입어도 넉넉하다. X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