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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강같은 평화

by iamlitmus 2019. 6. 8.

내게 강같은 평화라는 말이 무슨 뜻인 줄 알겠다.

기분좋은 주말의 시작.

조그만 달라짐으로 인해 작은 곁길이 생기고,

바닥만 보며 걷던 나는 고개를 들어 어제와 다른 뭔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재밌게 놀자.

 

방문 손잡이와 타일 줄눈 페인트를 구입했다.

낡은 집에 돈을 들이는 것은 낭비가 아니라 현재를 위한 위로라고 생각한다.

 

광장시장에서 육회와 부침개, 마약김밥을 사먹었다.

익숙치 않은 음식들은 만성 장염환자인 내게 있어 두려운 모험이다.

아니나다를까 버스를 탔는데 불안감이 엄습했다.

중간에 내려 적십자병원에 들어갔지만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잠시 병원 로비에 앉아 다른 환자들과 TV를 보았다.

아픈 사람들은 행복의 빛이 단 한줌도 없다.

 

한강을 산책했다.

뛰고, 산책하고, 누워서 쉬는 이들을 지나치면서 나도 잠시 부유한 기분을 느꼈다.

주말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공유하는 느낌.

 

그는 5억짜리 집에 살고 있으면서 10억짜리 집에 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한다.

집도 없고 차도 없는 나는 와닫지 않는 희망이었다.

마을 버스를 타고 전철로 갈아탄 다음 다시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을 생각에 설레인다.

 

오늘은 나름 괜찮은 하루였다.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