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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3주차 - 낙산공원

by iamlitmus 2021. 11. 19.

일을 하지 않을 때는 건강한 집밥을 먹기 시작하면 점점 살이 빠져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온종일 집에 틀어박혀 지내다보니 난생 처음 보는 몸무게를 갱신중이다. 본격적인 등산은 부담스럽고 동산 수준 정도인 혜화동 낙산에 가기로 했다. 호기롭게 길을 나섰으나 때마침 도심시위가 한창인 관계로 돌고돌아 혜화동 즈음에 내려 숨은 맛집이라는 혜화동버거에 갔다. 테이블 4-5개 정도인 작은 가게였지만, 가득찬 손님들의 대화소리와 음악소리로 인해 소란스럽다. (하필이면, 스피커 바로 앞에 앉음). 버거와 감자튀김을 주문했는데, 이 집 튀김스킬이 뛰어나다. 야채와 소스와 어우러진 패티의 맛도 훌륭한 편. 

시그니처인 혜화동 버거
바삭한 치킨버거

이화동 골목을 거닐었다. 아주 오래전 살던 동네였었는데, 이렇게 변했네. 손을 꼽다보니 벌써 30년도 이전의 기억이 되어 버렸다. 지금의 나는 그 때보다 훨씬 행복해진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대문 네팔음식거리 골목으로 내려오는 길은 무척이나 이국적이지만, 무플이 아플 정도로 경사가 심히다. 내게는 잠깐 지나가는 길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낯선 이들이 내 집앞을 구경하며 떼지어 몰려다니는 것을 싫어할 것 같다. 이제 가을은 저만치 가버린 지 오래이고, 슬그머니 다가오고 있는 겨울은 어떤 얼굴일지 궁금하다. 

 

나처럼 덩치가 큰 거인도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