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의 발견

[공연] 비보이_아가씨와 건달들

by iamlitmus 2007. 4. 1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작 '아가씨와 건달들'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비보이 공연과 여러가지 볼거리를 접목시킨 공연이다. 간단한 마술쇼에 이어 탭댄스가 시작되었다. 37명의 단원들이 무지막지하게 쏟아져 나와 이리 뛰고, 저리 구르며 열심히 공연을 치뤄냈지만, 사실 공연의 내용은 실망을 넘어선 저주에 가까웠다.

아무리 비보잉이 전문이라고는 하지만, 대사 한마디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주연들, 동내문 쇼핑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준의 군무, 대학축제 공연을 방불케하는 어수선함, 안양 극장식 카바레를 연상시키는 러시아 배우들에 이르기까지 쉼없이 이어지는 소란스러움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원래 비보잉을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꼴에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과거 최고의 공연만을 보아온 나로서는 아무리 후하게 주려고 해도 칭찬 한마디 해주기 싫었다.

/이래뵈도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 봤던 여자야.
라고 거만하게 말하자, 옆에 있던 써머즈, 냉큼 되받아친다.
/저, 얼마전에 '퀴담' 보고 온 사람이예요.
/연출자가 누구인지 보고 싶다.
/그 사람, 돌맞을까봐 못나올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