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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5

백수 2주차-용산공원 백수가 되면,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냥 일하는 시간이 없어졌을 뿐이다. 따박따박 찍히는 월급이 없어지기 때문에 불안감은 덤으로 따라온다. 나같은 경우 최소 2개월은 쉬겠다 결심을 했고, 번아웃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처음 일주일동안은 일절 연락을 끊고, 하루종일 잠만 잤다. 단, 일기에 적을 수 있는 한가지는 무조건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책이나 영화를 봐도 좋고, 맛집이나 산책을 하는 것도 포함한다. 백수는 낮밤이 바뀌기 쉬운데, 가능하면 아침 일찍은 아니더라도 규칙적으로 일어나려고 노력해야 한다. (얼른 침대 정리하고, 세수하고, 썬크림까지 발라두면 언제든지 외출할 수 있는 준비완료) 어어. 하다가 12시가 되고, 오후가 되고, 저녁이 되기 쉽다. 넷플릭.. 2021. 11. 12.
백수의 특권 어제는 비도 오고 해서 술을 마시고 싶었다. (비가 안와도 마시고 싶지만, 맥주나 와인은 술이라고 하기에는..) 매화수 1병을 비우고 나니 뭔가 취기가 부족했다. 소주 2잔을 더하고 나니 잠들기 딱 좋은 상태가 되었다. 요즘은 잠들때마다 '동물농장' 오디오북(밀리의 서재)을 듣고 있는데, 너무 잠이 잘와서 스토리가 끝이 나지 않고 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아니나 다를까 몸이 천근만근이다. 왜 나는 자제력이 없는걸까. 자책하지 않아도 되고, 억지로 몸을 일으켜 출근할 필요가 없으니 그냥 돌.아.눕.는.다. 한숨 더 자고 일어나니 날씨가 개었는지 환하다. 간만에 베키를 타고 나갈까 하다가 창문을 열어보고는 찬바람에 깜짝 놀라 쉽게 포기한다. 방마다 환기 시키고, 라디오를 켜고, 청소기를 돌린다. 고구마.. 2021. 11. 10.
백수의 묘미 비오는 월요일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아. 출근안해도 되는거였지. 하고 다시 돌아누울 수 있다는 점은 꽤 행복함을 안겨준다. 아직까지도 몸에 밴 일개미 모드가 바뀌지 않아 이쯤이면 회의를 하고 있을텐데, 조금 있다가 점심시간이구나. 생각을 한다. 베란다 문을 열면 63빌딩 허리정도가 보이는데, 역시 여의도는 나와 맞지 않았어. 중얼거리며 쥬스와 요거트를 꺼내 시장기를 지웠다. 프로젝트를 할 때 점심시간에는 간단하게 빵이나 김밥을 먹어치운 후, 사무실 근처를 하염없이 돌아다니고는 했다. 팀원들과 같이 먹을 때도 있지만, 가능하면 누군가를 신경쓰지 않고,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예전에 비해 먹는 양이 눈에 띄게 줄었고(반면, 체중은 줄지 않는다. 왜일까) 조금이라도 신경을 튕기게 되면.. 2021. 11. 8.
백수 1일차 며칠동안은 사무실에서 지내던 루틴대로 보냈다. 커피를 마시며, 할 일을 정리한다. 1. 국가 건강검진 신청 유방암, 대장암, 위내시경 등 옵션 신청은 따로 하지 않았다. 12월까지 쉴 예정이니까, 호기롭게 평일예약을 했다. 2. 해촉증명서 발급 11월 중순 이후 건강보험료 조정신청을 위해 발급받았다. 이미 6월에 신청했던 이력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다시 제출하기로 한다. 현재 월 32만원 넘게 내는 보험료가 진짜 부담스럽다. 3. 이력서/포트폴리오 업데이트 올해는 쉴 생각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미리 정리를 해놓는 편이 낫다. 잡코리아에 업데이트 하자마자 프로젝트 제안 알림이 오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일이 들어왔을 때 해야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최소 한달은 아무생각없.. 2021.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