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바는 死神이다. 저승계 관리부에서 지정한 인물을 일주일동안 관찰한 뒤 '가' 혹은 '보류'(거의 없는 결정이지만)라는 보고를 올리면, 그에게 배정받은 인물은 곧바로 사고로 죽게 된다. 지병이나 자살같은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어떤 사고로 죽게 되는지는 사신조차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신들은 음악을 좋아해서, 24시간 운영하는 레코드점에서 하루종일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이가 있다면, 사신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해도 좋다. 사신답게 고통을 느끼지도, 먹지 않아도, 자지 않아도 된다. 물론, 인간이 느끼는 온갖 감정따위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묵묵히 '일'만 할 뿐이다.
이 책은 사신 치바가 만난 인간에 대한 6개의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스토커에 시달리는 고객상담실 여직원, 야쿠자, 여러 인물이 얽힌 산장 살인사건, 사랑에 빠진 청년, 살인용의자 그리고 유일하게 그가 사신임을 알아보는 노파에 이르기까지 각각 짧지만 가볍지 않은 메세지를 갖고 있다. 어찌 보면 사신 치바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만 지극히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존재다. 상대방의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철저하게 관찰하는 입장만을 고수한다. 이는 이 책을 읽는 독자와 같은 시각에서 등장인물들을 바라보는 것이기에 오히려 내 자신이 사신이 된 것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누구나 맞이할 죽음이라는 주제 아래, 정작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 진정한 것인지, 당면한 괴로움들이 삶의 모든 것을 덮어버릴 정도로 절망적인 것인지에 대해 덤덤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이 책은 사신 치바가 만난 인간에 대한 6개의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스토커에 시달리는 고객상담실 여직원, 야쿠자, 여러 인물이 얽힌 산장 살인사건, 사랑에 빠진 청년, 살인용의자 그리고 유일하게 그가 사신임을 알아보는 노파에 이르기까지 각각 짧지만 가볍지 않은 메세지를 갖고 있다. 어찌 보면 사신 치바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만 지극히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존재다. 상대방의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철저하게 관찰하는 입장만을 고수한다. 이는 이 책을 읽는 독자와 같은 시각에서 등장인물들을 바라보는 것이기에 오히려 내 자신이 사신이 된 것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누구나 맞이할 죽음이라는 주제 아래, 정작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 진정한 것인지, 당면한 괴로움들이 삶의 모든 것을 덮어버릴 정도로 절망적인 것인지에 대해 덤덤한 목소리로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