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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2024 히피펌 하러 가다

by iamlitmus 2024. 9. 2.

보통 1년에 2번 히피펌을 하는데, 올해는 1년 만에 갔다. 노랑머리 미용실의 최근 블로그 글을 보니 손님이 너무 많아져서 새벽부터 오픈런을 해야 하고 12시까지 가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한다. 오후 반차를 쓰고 가려했으나 할 수 없이 월차를 쓰기로 했다. 하필이면 폭염시기에 파마를 하고 싶을게 뭐람.

 

오전 8시경 미용실에 도착했을 때 화투장 뒷면에 8번이라 적은 대기표를 받았다. 이미 3명은 머리까지 다 말고 수건을 뒤집어쓰고 있다. 원래는 혼자서 하셨는데, 보조하시는 분이 생겼네. (나중에 들어보니 미용실 단골인데 아르바이트하시는 거라고 함) 안 그래도 손이 빠른 사장님인데, 보조 인력까지 있으니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커트를 따로 하면 6천 원이 추가되는데, 정말 대충 서겅서겅 자르신다. 저건 좀 너무.. 싶은데, 나중에 보면 괜찮아 보인다. 신기한 사장님의 테크닉. 

 

내 옆에 있던 할머니가 1번이었는데, 새벽 5시에 오셨다고 한다. 

'다음에는 새벽 6시에 와도 되겠어.'라고 속삭이신다. 

내 생각에는 오전 말고 점심때 이후에 가면 많이 기다리지 않고 바로 할 수 있을 듯.

 

휴가철 때는 너무 바빠서 사장님도 오전 7시경에 나오셨다고 하는데, 지금은 좀 나아져서 오후 5시까지만 가면 파마를 할 수 있다. 30분 동안 롯트를 말고, 1시간 30분 동안 숙성 후 중화처리, 이후 30분 뒤 머리를 푸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기막힌 컬이 탄생했다. 처음에는 4만 원 정도였던 가격이 5만 9천 원으로 인상된 상태다. 정오까지 18번 대기자가 등록이 되었으니 적게 잡아 하루 평균 20명 한다고 치면, 일매출 약 100만 원. 1주일에 4일 * 4주 = 약 1600만 원. 카드 안 받고 대부분 현금으로 입금받으신다. 임대료와 전기료, 각종 세금을 제하고 나면.. 그래도 하루 종일 식사는커녕 물도 제대로 못 마시고 일하는데..이런 생각하면서 기다렸다. 

 

챙겨 온 햄치즈샌드위치를 먹어서 출출하지는 않았다. 계산하고 나오면서 가져간 쑥떡을 드리니 사장님이 너무 고맙다고 하시며 3천 원에 판매하는 글레이즈를 선물로 주셨다. 

 

P.S: 노랑머리 미용실을 알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유투버 원지 방문. 역시 방송이 날씬해 보이는구나. 

 

왜 이렇게 떡대가 벌어진 것인가

 

 

누가봐도 동네 미용실이지만 히피펌의 성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