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1년에 2번 히피펌을 하는데, 올해는 1년 만에 갔다. 노랑머리 미용실의 최근 블로그 글을 보니 손님이 너무 많아져서 새벽부터 오픈런을 해야 하고 12시까지 가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한다. 오후 반차를 쓰고 가려했으나 할 수 없이 월차를 쓰기로 했다. 하필이면 폭염시기에 파마를 하고 싶을게 뭐람.
오전 8시경 미용실에 도착했을 때 화투장 뒷면에 8번이라 적은 대기표를 받았다. 이미 3명은 머리까지 다 말고 수건을 뒤집어쓰고 있다. 원래는 혼자서 하셨는데, 보조하시는 분이 생겼네. (나중에 들어보니 미용실 단골인데 아르바이트하시는 거라고 함) 안 그래도 손이 빠른 사장님인데, 보조 인력까지 있으니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커트를 따로 하면 6천 원이 추가되는데, 정말 대충 서겅서겅 자르신다. 저건 좀 너무.. 싶은데, 나중에 보면 괜찮아 보인다. 신기한 사장님의 테크닉.
내 옆에 있던 할머니가 1번이었는데, 새벽 5시에 오셨다고 한다.
'다음에는 새벽 6시에 와도 되겠어.'라고 속삭이신다.
내 생각에는 오전 말고 점심때 이후에 가면 많이 기다리지 않고 바로 할 수 있을 듯.
휴가철 때는 너무 바빠서 사장님도 오전 7시경에 나오셨다고 하는데, 지금은 좀 나아져서 오후 5시까지만 가면 파마를 할 수 있다. 30분 동안 롯트를 말고, 1시간 30분 동안 숙성 후 중화처리, 이후 30분 뒤 머리를 푸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기막힌 컬이 탄생했다. 처음에는 4만 원 정도였던 가격이 5만 9천 원으로 인상된 상태다. 정오까지 18번 대기자가 등록이 되었으니 적게 잡아 하루 평균 20명 한다고 치면, 일매출 약 100만 원. 1주일에 4일 * 4주 = 약 1600만 원. 카드 안 받고 대부분 현금으로 입금받으신다. 임대료와 전기료, 각종 세금을 제하고 나면.. 그래도 하루 종일 식사는커녕 물도 제대로 못 마시고 일하는데..이런 생각하면서 기다렸다.
챙겨 온 햄치즈샌드위치를 먹어서 출출하지는 않았다. 계산하고 나오면서 가져간 쑥떡을 드리니 사장님이 너무 고맙다고 하시며 3천 원에 판매하는 글레이즈를 선물로 주셨다.
P.S: 노랑머리 미용실을 알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유투버 원지 방문. 역시 방송이 날씬해 보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