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여섯살이 되어서야 자폐증 일종인 '아스퍼커 증후군' 진단을 받은 작가는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인해 소외되고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가족을 포함해서 타인들의 시선에 비춰진 그녀의 이상한 행동들은 당연한 듯 멸시와 따돌림이 뒤따랐고, 그녀는 영문도 모른 채 모든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고등학교 중퇴, 가출, 스트립댄서를 거치는 동안, 그녀의 영혼은 영원한 암흑 속을 벗어나지 못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우연히 들른 동물원에서 만난 고릴라 가족들을 접한 그녀는 그들에게서 그 누구에게서도 가져보지 못했던 동질감과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참혹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그녀에게 따뜻한 배려와 믿음을 주었던 고릴라 콩고와의 관계는 그녀가 낯선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든다. 우리가 유리벽 밖에서 손가락질을 하고, 거칠게 두들겨 댈 수 있다고 해서, 결코 그들이 하등하거나 감정이 없는 존재라고 여겨서는 안되며, 오히려 인간들보다 합리적이고 일관적인 체계, 그리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법을 분명하게 알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자폐아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상이 얼마나 두렵고, 혼란스러운지에 대해, 고릴라 세계에 존재하는 또다른 인간적인 사회에 대해 인식할 수 있었던 책이다.
책의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