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원3 슬픔의 모양_이석원 오랜만에 너무나도 내성적인 남자사람 친구를 만나 인사말로 요즘 어때? 가볍게 물었는데,잠시 아무 말 없다가 봇물 터지듯 사실, 얼마 전에 이런 일이 있었는데 여차저차해가지고 이렇게 됐어. 너무하지 않아? 난 그냥 그런 뜻이었는데. 하여튼 결국에는 이렇게 되었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볼 참이야.라는 엄청 수다스러운 대화를 끝낸 것 같은 책이다. 대부분 어느 집이나 그러하듯 가족에게 특히, 엄마에게 못돼 처먹은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엄마, 첫째 누나, 둘째 누나, 막내인 작가에 이르기까지 평범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진짜 힘들었겠다. 말이 저절로 나올 만큼 범상치 않다.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 않나.라고 말할 수가 없을 정도로. 이석원의 글은 놀라울 정.. 2025. 4. 7. 2인조-정석원 흐린 날씨에 듣기 좋은 언니네 이발관의 음악을 좋아한다. 넬처럼 '그래. 이럴바엔 그냥 죽어버리자' 정도는 아니지만, '다 부질없다. 뭐가 그리 중한가. 알아서 할테니 너나 잘하세요.'류의 시니컬함이 묘한 안정감을 준다. 앨범이 아닌 작가로서의 이석원은 까다롭고 지극히 예민하기 그지없는, 한마디로 본인 뿐만 아니라 주위 모두를 피곤하게 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나도 그랬는데, 그도 그랬었구나.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인지 오히려 거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몰래 훔쳐보듯 그의 책은 꾸준히 찾아 읽었다. 이러다 죽겠다 싶어 나름 고심한 끝에 작가 스스로 룰을 정하고 실행했었던 1년간의 고행을 담아냈다. 곪은 상처를 치유하고 용기를 복돋워주는 내용이 아니라, 나 이랬었는데 이렇게 저렇게 해보고 있어. 잘된 것도 .. 2021. 12. 24. 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낯가림 심하고, 생각도 많고, 한번에 두가지를 못하는.. 참으로 까탈스러운 성정이 느껴진다. 그래, 오늘 죽도록 우울해져보자 싶은 날은 언니네이발관을 듣고, 그래도 괜찮은 날도 있겠지.싶은 날에는 루시드폴을 들으며 위안을 삼았었다. 마흔을 넘어서도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몰라 당혹스럽고, 밥벌이의 고통에 몸부림치다가도 어느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사랑에 빠져있고. 그는 항상 혼란스럽고, 머릿속에는 회색 물음표가 한가득이다. 산문집이라 칭했으니 실제 이야기일텐데 별명은 올리브요, 이름은 김정희라는 여인네는 이 책을 읽으면 참으로 곤혹스러울 수도 있겠다. 싶다. 아주 오래전에 '보통의 존재'를 읽었지만, 진정으로 손톱만큼도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읽고 싶어졌다. 그의 첫 소설집 .. 2016. 8.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