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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나름 괜찮았어

by iamlitmus 2010. 4. 27.
점심은 자그마치 8천원짜리 한정식집에 갔어.
미니 가마솥에 밥이 끓기를 기다려 뜸까지 들여서 먹는거야.
안그래도 되는데..그냥 쌀밥 줘도 된다구.
반찬도 그냥 그랬어. 풀때기지 뭐.
나 생선 안좋아하는데, 억울해서 비린내 펄펄 나는 조기뱃살도 뜯어 먹었어.
그러면서 누룽지까지 끓여서 먹은건..
밥 남기면 벌받잖아. 굶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너무 배가 불러서 눈이 뒤집히는 줄 알았어.

저녁은 신선설농탕에 갔어.
뭘 넣었는지 고소하고 진하더라구.
깍뚜기도, 신김치도 맛있어서 밥 한그릇을 다 넣고 말아먹었어.
다른 직원들은 국물까지 홀딱 마시는데,
난 진짜..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배가 불러서 숟가락을 놔버렸어.
이런 내가 너무 미웠어. 싫었어.

이 와중에도
직원들이 번갈아 와서
다른 사람 뒷담화를 해.
난 그냥..어머..그래요. 어떻해요.정도의 추임새만 넣어.
담부터는 10분당 천원씩 받을까싶어.

D씨가 여친과 300일이 되었다고 선물로 고민을 해.
얼마전 여친생일이어서 선물했고, 곧 1년이 다가오니 하기 싫대.
그들의 소비패턴을 듣자하니, 여친은 그냥 D씨를 뜯어먹고 살아.
하지만, D씨가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좋다하는 형국이니
그래, 너희들의 사랑은 포에버야.정도로 응해줘.

집에 오는 길.
사람들 모두 귀에 휴대폰을 본드로 붙인 것만 같아.
무슨 이야기들을 그렇게 할까. 어쩔수 없이 들어보면 그냥 나 지금 뭐해. 넌 뭐해. 이거야.
하긴..나도 그런 적이 있었지. 커플무료통화도 했었지.
그나저나 옆에 앉은 사람은 고기 먹었나봐. 마늘 냄새랑 겹쳐서 장난 아냐.

깨끗이 씻고 4단계의 화장품을 바르고 난 뒤
차가운 기네스 캔맥주 하나를 땄어.

아..............................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