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의 발견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조병준]

by iamlitmus 2007. 3. 26.
시인/문화평론가인 조병준을 만난 곳은 월간 '페이퍼'에서였다. 그 이후 곳곳에서 그의 글을 접했지만, 그다지 큰 의미를 둔적은 없었다. 난 착한나라에 사는 착한 사람들 이야기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세상은 이렇듯 아름다우니 우리는 얼마나 행복하단 말인가 식의 최루성 글 또한 혐오한다. 난 그가 그런 류의 글을 쓴다고 생각했었다.

이번 에세이집은 조병준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다. 부모,형제,친구, 형,동생,조카에 이르기까지 그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들이기에 다른 어느때보다도 그의 속내를 드러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분개하고, 미워하며, 절망하고, 이기적인..너무나 인간적인 조병준을 엿 볼 수 있었던 책.

약간 아쉬운점이 있다면, 글 곳곳에 심겨져 있는 농담 비슷한 식의 꼬리말들이다. 에세이니까 무조건 편안하고 격의없어도 된다는 건 인정할수 없다. 난 장난치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간지럼을 태우면 나중엔 화가 난다는 거다.

그의 나이 마흔 셋. 방랑벽에 조울증에 음주가무까지..남들이 손가락질하는건 다 지닌 사람. 언젠가 한번 만나 보고 싶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