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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발견/라오스

라오스 4일째(11/7)

by iamlitmus 2014. 12. 5.

어제 못갔던 왕궁 박물관에 갔다. 짧은 바지를 입으면 왕궁에 못들어간다고 그렇게 말했거늘, 버젓이 입고 온 R때문에 성질이 확 솟구쳤다. 치마를 빌려서 들어가야 하는데, 5천원이나 달라고 한다고, 되돌려 받지도 못하는데, 그냥 안볼까봐요. 울상이다. 도대체 뭔 소리야. 그런게 어딨어.라며 직원한테 다시 물어보니, 그냥 디파짓이라고 한다. 여행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이나 대부분의 결정은 자연스럽게 내가 하게 되었는데, 여행기간이 길다 보니, 이렇게 모든 것을 챙겨야 하는 상황에 가끔씩 짜증이 날 때가 있다. 밥을 먹을 때도 뭘 먹을지 결정하는데 한참 걸리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중에는 욕실이 하나인 상황에서 아침저녁으로 각각 샤워를 30분 넘게 하는 것도 거슬리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쉬는 여행을 하는 나와는 전혀 다른 K와 R이 옵션도 하러 다니고, 따로 구경도 하러 다니고 해서, 혼자 있는 시간이 충분했다는 점이다. 여행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서로 진지하게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성격이 너무 급해서, 빨리 하라고 다그치기 때문에 더더욱 당황해서 결정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설사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잘못 선택했다는 말을 들을까봐 두려웠다고. 나도 나름 배려한다고 했는데, 상대방이 받아 들일 때는 그것이 아니었나보다. 

 

 다시 말하지만, 조경 하나는 끝내주게 했다.

문제는 박물관 수준이다. 사진기는 커녕 아무 것도 갖고 들어갈 수 없다.

입구에서 짐 맡기고 오라는 아줌마 직원이 있었는데, 어찌나 퉁명스럽고 거만하게 말하던지..

그리고, 유물의 수준이 정말..초등학교 전시관 만도 못하다. 전시품의 2/3가 외국에서 선물받은 것뿐이다. 

 한바탕 폭우가 쏟아진 후 화창하게 갠 하늘.

 골목에 숨겨진 맛집 식당. 너무 맛있어서 깜짝. K는 라오스 음식이 너무 좋다고 극찬했다.

 프랑스 식민지 영향이 뚜렷하게 남아있는 주택들. 저 정도 되면 정말 부자다.

 나무.나무.나무. 라오스에서 가장 좋았던 루앙프라방. 심심해서 더 좋았던 곳.

숙소 분짤른. 노란 개, 검정 개 2마리를 키우는데, 둘다 숫놈이다.

절대 곁을 두지 않았던 노란 개. 나만 보면 짖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