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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

무산일기

by iamlitmus 2011. 4. 26.


탈북자들은 한국사회에 있어 천덕꾸러기 자식같다. 한 핏줄이기는 하지만, 잘하는 것 하나 없고, 도움되는 것도 없는,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다.싶은. 그래서인지, 그들의 고단한 삶이나 어두운 현실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마치 투명인간처럼 보이지 않는 존재처럼 무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인공의 삶은 고단하다. 포스터를 붙이는 일 조차도 구역이 정해진 터라 걸핏하면 뜯겨지고, 얻어맞기 일쑤다. 탈북자라는 것을 숨기고 싶지만, 주위 사람들은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그 와중에도 좋아하는 이가 있다. 친구의 옷을 빌려입고 주일마다 찾아가는 교회에서도 그는 이방인이다. 그보다 먼저 한국에 들어온 친구는 그의 무지함을, 순진함을 비웃으면서도 그와의 관계를 놓지 않는다. 영화는 급작스레 끝을 맺는다. 마치 한국에서 살아보려는 그의 모든 희망과 노력이 일순간 사라지듯이. 감독은 관객에게 잠시 생각할 시간을 요구한다. 앞으로 어떻게 해보자는 것이 아닌, 그저 몇 분동안만이라도 이런 현실이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뜻일까. 불편한 진실앞에 관객은 몸을 뒤척이면서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 하지만, 극장문을 나서고, 누군가를 만나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게 될 때, 블랙코메디같은 몇 개의 장면을 떠올리며, 결국 웃게 되고 마는 것은 이 영화가 지닌 매력 중 하나이다.

p.s:  감독/각본/주인공은 홍금보 닮았다. 
        배우들 모두 진짜 탈북자인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