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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백수의 특권

by iamlitmus 2021. 11. 10.

어제는 비도 오고 해서 술을 마시고 싶었다. (비가 안와도 마시고 싶지만, 맥주나 와인은 술이라고 하기에는..)

매화수 1병을 비우고 나니 뭔가 취기가 부족했다. 소주 2잔을 더하고 나니 잠들기 딱 좋은 상태가 되었다. 요즘은 잠들때마다 '동물농장' 오디오북(밀리의 서재)을 듣고 있는데, 너무 잠이 잘와서 스토리가 끝이 나지 않고 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아니나 다를까 몸이 천근만근이다. 왜 나는 자제력이 없는걸까. 자책하지 않아도 되고, 억지로 몸을 일으켜 출근할 필요가 없으니 그냥 돌.아.눕.는.다. 한숨 더 자고 일어나니 날씨가 개었는지 환하다. 간만에 베키를 타고 나갈까 하다가 창문을 열어보고는 찬바람에 깜짝 놀라 쉽게 포기한다. 

 

방마다 환기 시키고, 라디오를 켜고, 청소기를 돌린다. 고구마를 씻어 잘라 에어프라이기에 넣고 샐러드와 요거트로 시장기를 없앤다. 오후에는 밀린 책을 읽고, 잡지 스크랩과 스케치 프로그램 공부를 해야지. 기획자도 스케치를 사용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늘어나고 있어서 배울 수 밖에 없다. 

 

33번의 실패끝에 미용 자격증을 딴 할머니 이야기를 봤다. 미용 자격증만 있으면 세계 어디에 가던지 먹고 살 수 있다는 설이 있다. 미대오빠 머리도 내가 직접 잘라주고는 있지만, 나아가 파마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백수된 이참에 자격증 취득을 알아볼 참이다. 

 

최근 본 애니메이션은 '가극소녀' (왓차, 시즌1 에피소드 13개)

유리가면과 비슷한 부분도 있는데, 타고난 재능을 가진 주인공이 홍화라는 여성가극학교에서 톱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질투 정도는 있어도 너를 밟아서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해주겠어. 등의 모함은 없는 착한 스토리여서 맘편하게 봤다. (지지리 궁상 주인공, 못되처먹고, 버릇없는 악인 및 애들, 쓸데없이 바쁜 괴물, 살인마, 마약쟁이들(브레이킹베드 보고 어찌나 스트레스를 받았던지) 등을 다룬 이야기는 안본다.)

 

일본의 실제 여성가극인 다카라즈가가 궁금해져서 찾아봤는데, 큰 기대 안했다가 엄청난 고퀄리티 무대와 아름다운 의상, 최고 실력이라는 배우들의 자신감 있는 공연장면에 깜짝 놀랐다. 나도 매년 가서 공연 보고 싶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