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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백수 2주차-용산공원

by iamlitmus 2021. 11. 12.

백수가 되면,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냥 일하는 시간이 없어졌을 뿐이다. 따박따박 찍히는 월급이 없어지기 때문에 불안감은 덤으로 따라온다. 나같은 경우 최소 2개월은 쉬겠다 결심을 했고, 번아웃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처음 일주일동안은 일절 연락을 끊고, 하루종일 잠만 잤다. 단, 일기에 적을 수 있는 한가지는 무조건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책이나 영화를 봐도 좋고, 맛집이나 산책을 하는 것도 포함한다. 

 

백수는 낮밤이 바뀌기 쉬운데, 가능하면 아침 일찍은 아니더라도 규칙적으로 일어나려고 노력해야 한다. (얼른 침대 정리하고, 세수하고, 썬크림까지 발라두면 언제든지 외출할 수 있는 준비완료) 어어. 하다가 12시가 되고, 오후가 되고, 저녁이 되기 쉽다. 넷플릭스, 왓차, 유투브, 인스타그램 등 밤샐거리는 넘쳐나고, 이와 함께 주량도 늘어난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저녁 9시에 잠이 드는 미대오빠로서는 이런 행태를 극혐했지만, '너의 행복을 위해 누군가 희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해.'라는 어록을 내뱉으면서도 꾹 참아주고 있다.

 

가끔 외출을 할 때면 겨우 몇시간이라도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극에 달했다. 온갖 소음과 사람들과의 부대낌들이 힘겨워서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맘만 들었다. 그래도 가보고 싶었던 용산공원에 가보기로 했다. (용산가족공원 아님)

 

미군부대가 평택으로 이주한 후 가족들이 거주했던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어 공개했다.

월.일은 휴무. 신분증 지참(확인 안하던데?) 

일정 인원 출입을 제한을 하고 있어서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 (출입관리하는 분들이 불친절해서 빈정상함) 이렇게까지 해서 볼 일인가 싶은데, 사진 찍으러 많이 오는 듯. 그냥 갈까 하다가 내 뒤로 엄청 긴 줄이 선 것을 보자(사람 심리 참 이상해.) 아까워서 2-30분 발 동동 구르며 기다렸다. 

네이버지도대로 가면 철창문 나온다.

미드에서 보던 주택단지처럼 똑같은 건물들이 엄청나게 모여있다. 오픈하우스도 있어서 실내를 볼 수 있는데, 한국과는 전혀다른 구조로 되어 있다.(앞문으로 들어가면 복도를 지나 뒷뜰이 있는 문으로 나갈 수 있음.) 20평 정도 될까 싶은 크기이고, 욕실이나 방 등이 좁은 편이다. 

용산구에서는 아파트를 짓고 싶어하고, 서울시에서는 공원을 만들겠다고 했다는데, 이미 이렇게 공원을 만들어버렸으니, 용산구의 꿈은 날아간 것인가? 부지 내에 박물관처럼 용산미군부대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관이 있는데, 1904년 일본이 러일전쟁을 할 때 이곳을 전진기지로 정했다고 한다. 

편의시설 등은 다른 위치에 있었던 듯, 용산공원은 순전히 주택만 있다. 나중에 이 저택들은 어떻게 활용될지 궁금하다. 나가면서 또 드는 생각은 이렇듯 줄 서면서 볼 만한 곳인가. 이대역으로 이동해서 이대 가미에 갔다. 원래는 2층 건물이었는데, 공사를 해서 1층만 운영한다. 돌솥비빔밥, 비빔냉면 각 8천원. 

전세계 돌솥밥의 최강자 '이대 가미 돌솥비빔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