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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발견/베트남캄보디아

베트남 호치민 - 달랏 이동하다

by iamlitmus 2012. 3. 28.

 

6시에 일어나 지긋지긋한 숙소를 떠났다. 로비에서 웃통을 벗고 자던 직원이 황급히 일어나 여권을 돌려준다.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자가 울고 남자가 소리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이 호텔에 더 이상 실망할 것은 없었다.
신카페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한 뒤, 반미와 커피를 시켰다. 베트남의 진한 커피는 묘한 매력이 있어서 마실 수록 당기는 맛이 있다. 이윽고, 호치민을 떠나 한시간여 지나자 주위의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휴게소에서 시킨 음식과 커피. 아..입에 안맞아.. 커피 저거 진한거 봐라.

황무지가 아닌 푸른 들판과 키 큰 나무들이 줄지어 있다. 교외인데도 집들이 깨끗하고 훌륭하다. 의외인 것은 100미터 간격으로 교회가 들어서 있다. 베트남은 공산국가 아니었던가? 집마다 마리아상을 세워 놓은 집도 많다. 한숨 자고 일어나니, 여행와서 처음으로 산이 보인다. 한적하고, 아름답다.


나중에 슈퍼에서 커피를 고르는데, 위 글씨가 있었다. 여기 유명한 커피산지인가봐. 저멀리 산이 보인다. 정말 반가웠다.

휴게소에 들를 때마다 깨끗한 시설에 놀란다. 호치민에 비해 커피나 음식의 가격도 약간 저렴하다. 볶음밥을 시켰는데, 중국집의 쇠고기덮밥처럼 나온다. 맛도 비슷하다. 깍은 망고를 약 천원에 구입했다. 캄보디아에서는 망고 1킬로에 600원에서 천원 정도였고, 깍은 것도 500원이었는데, 과일 값은 베트남이 더 비싼 듯 싶다.

날씨가 훨씬 선선하다. 한국의 초가을 날씨같다. 호치민의 폭염에서 벗어난 것이 꿈만 같다. 옆에 있던 여행자와 대화를 나눴다. 태국에서 한달, 호치민에서 일주일간 머물렀다 한다. 캄보디아에서 찍은사진을 보여주니 감탄한다. 난 별로 감흥이 없었는데, 서양인들은 유적지에 관심이 많은 것 깉다.

달랏에 도착했다. 날씨가 좋다.라는 탄성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선선하고 시원하다. 호텔을 구하기 위해 몇 군데 들렀지만, 방이 없거나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지나가던 오토바이 기사가 말을 건다. 그런데 영어를 못한다. 자꾸 오토바이에 타라며 헬멧을 내민다.
바로 앞에 보이는 호텔 어떠냐고 물으니, 손짓발짓으로 물건을 훔친다고 한다. 그럼 안되지. 그와 헤어진 후 언덕 계단에 앉아 숨을 고른 뒤, 옆에 있는 호텔에 들어가 방을 보여 달라고 했다. 좁은 복도를 지나 방문을 열었을때의 절망감이란. 또, 창문이 없다. 아침도 안준다.
난 밥은 굶더라도 잠은 좋은데서 자야한다. 아고다에서 봤었던 호텔로 들어가 물으니, 양조위 닮은 직원이 하루에 2만원이라고 한다. 물론, 조식 포함이다. 방을 보는데, 창문이 두 개나 있고, 깨끗하다. 이틀 계획했었지만, 그 자리에서 3일을 묵기로 결정했다.

호텔을 나와 근처 시장구경을 갔다. 이 도시에서는 아티초크와 브로컬리가 많다. 딸기가 특산물이라더니, 와인과 딸기쨈이 많다. 와인 한 병과 과일 말린 것을 사고, 길거리 음식도 사먹었다. 저녁이 되자 쌀쌀해졌지만, 견딜만 하다. 현지인들은 털모자에 가죽점퍼까지 입고 있다. 옷은 디자인이 엄청 구리다. 호치민에서 짝퉁 몇 개 사올 걸 그랬나싶다.


쌀종이에 계란 푼것을 넣고 구워준다. 고소하고 바삭거려 맛있다. 350원 정도.
제과점의 케잌은 보기에도 색소가 듬뿍 들어가 있다. 한국보다는 저렴하지만, 현지기준에서는 비싼 빵들.

로컬식당 들어가 새우 볶음밥을 시켰는데, 정말 정직하게 새우 딱 2마리 얹힌 밥이 나왔다. 팍치따위는 없는 순수한 밥이다. 그런데, 의외로 맛있다. 양이 많아 포장을 해서 나왔다. 내일 낮에 먹어야지.(다음날, 완전 생쌀로 변해버려 결국 버렸다.)
내일 오토바이를 예약하고 와인을 뜯었다. 맛은 그냥저냥이지만, 3천원짜리 치고는 준수한 편이다.
딸기 말린 것. 500원씩. 그냥 젤리맛이다.

갑자기 정전이 됐다. 창문밖에서 사람들의 원성이 들린다. 순간, 하늘에서 별들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암흑 속에서 별빛이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