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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발견/베트남캄보디아

베트남 호치민 2일째

by iamlitmus 2012. 3. 28.

 

벤탄마켓은 실망스러웠다. 프놈펜의 중앙시장과 비슷했지만, 다른 점이라면 코너마다 한국인들이 흥정하고 있다. 한국 아줌마들과 베트남 시장 상인들과의 심리전은 고고했다.

시장에서 커피를 주문했다. 제일 싼 것을 시켰더니 펄펄 끓는 한약을 준다. 한참을 난감해하다 얼음을 넣어 포장용기에 넣어달라고 했다. 돈을 더 내라고 할 줄 알았는데 700원만 받는다. 에스프레소 트리풀샷을 먹는 기분이다.

길을 건너 사이공 스퀘어에 들어갔다. 동대문 두타 같은 느낌인데, 훨씬 깨끗하고 시원하니, 이제서야 쇼핑의 욕구가 솟아 오른다. 짝퉁 코너마다 몰려 있는 건 역시 한국인들이다.

몽블랑 펜 흥정을 시작했다.
/한 개에 230이야.
저쪽 가게에서는 450을 불렀었다.
/그럼 3개 살테니까 400에 줘.
점원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럴 줄 알았다.
/안돼. 600은 줘야해. 690에서 깍아준거야.
비타민을 하나 내밀었다.
/이거 선물이야. 400에 줘.
/고마워. 그럼 550만 내.
몇 개 더 꺼내니, 놀라며 안받는다고 한다.
/그냥 선물이야. 근데, 나 가난해. 거지야. 400에 줘.
/내가 더 가난해. 글고, 너 부자잖아.
/넌 가게도 있지만, 난 직업도 없어.
/이거 내 가게 아니야. 나 점원이야. 너 직업있잖아. 그러니까 여행도 하지.
/음..그럼 450에 하자. 근데, 이거 심 없어? 60? 그럼 심 3개해서 500에 줘.
/안돼. 나 못팔아. 그냥 펜만 450에 가져가.
사실, 550까지 깍을까 했지만, 즐겁게 흥정해서인지 기분이 좋았기에 600을 주기로 했다. 몽블랑 볼펜 3개에 심포함해서 개당 약 만원에 구입. 호치민에서의 쇼핑은 이걸로 끝내기로 한다.

쇼핑거리로 유명하다는 파스퇴르와 동코이를 들렀으나 별반 감흥이 없다. 포24에 들러 쌀국수를 주문하고서는 기다리는데, 나보다 늦게 들어온 일행들이 다 먹고 나갈때까지 나오지를 않는다. 인터넷 하느라 정신이 팔려 있다가 다시 주문을 받으러 온 직원때문에 내 주문이 누락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까 시켰잖아. 다른 사람들꺼 다 나왔는데, 내껀 왜 안나와?
직원은 조그맣게 미안하다고 하더니, 금새 갖다준다.
국수에 고명 얹고, 육수만 부으면 되는거였는데 20여분이나 기다린 나도 문제다. 그런데, 정말 맛있으니까 참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육수맛이 끝내준다.


똑같은 모자 쓰고 깃발 따라다니는 중국인 관광객들. 쪽팔려.
유명하다는 하이랜드 커피 체인점. 종업원들이 영어 좀 하고 친절하다. 남은 커피는 포장해준다. 기발한 아이디어.
관광객들이 들르는 몇 곳 중의 하나인 성당. 그냥 스쳐 지나갔다.

맛사지샾에 들어갔다. 70분에 만원정도. 태어나서 받아본 맛사지 중에 최고봉이었다. 캄보디아에서 받았던 맛사지는 애들 소꿉장난이었다. 그런데, 옆에서 받고 있는 아저씨가 수상하다. 발을 끝내고 등을 해주는데, 왜 웃통을 벗는거지. 여자애도 이상하다. 왜 아저씨 가슴을 움켜쥐는걸까. 게다가, 아저씨가 심하게 느끼셨는지 신음소리도 낸다. 개새끼.

숙소는 여전히 덥다. 빨래를 했는데, 안마를까봐 걱정된다. 내일은 쌀쌀한 달랏으로 출발한다. 염병할 이 숙소에서도 탈출이다. 맘같아서는 불지르고 싶다.


공원에서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 에어로빅을 한다. 햇볕에 피부를 드러내지 않는 베트남인들 치고는 파격적인 의상이다.
징그럽게 많다. 오토바이. 길을 건너는 건 생각보다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