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이나 문자가 오면 확인 후 즉시 삭제한다. 파일 탐색기에서도 수시로 불필요한 파일을 삭제한다.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제품이 품절 표시가 뜨면 삭제한다. 달력도 날짜가 지나면 X표시를 한다. 사람도 삭제 처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중에는 이름 조차 생각나지 않는다. 이런 습관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 어제였다.
개발팀으로부터 공유서버 용량이 부족하니 3개월 이전 파일은 삭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전체방에 공지하고 내가 담당하고 있는 파일을 삭제했다. 며칠 후 아직도 삭제처리가 안됐다는 재촉을 받았다. 전체방에 재공지했지만 다들 바쁜지 어떤지 아무도 진행하고 있지 않길래 기한이 오래된 파일을 삭제했다. 한달 후 파일이 없어졌다는 문의가 들어왔고 로그 분석을 통해 내가 접속한 아이디가 삭제했다는 댓글이 남겨졌다.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나름 철저하고 꼼꼼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실수를 하다니. 힐난섞인 시선은 아무렇지 않았지만 나에 대한 실망감이 풍선처럼 부풀었다. 하루가 지났고 사태는 해결방안을 찾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 내 마음도 진정이 되어 맘에 안들면 자르시지요.라고 말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