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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

<오노 요코 : 마녀에서 예술가로> 클라우스 휘브너

by iamlitmus 2007. 3. 26.
한국에서 오노 요코의 전시회가 열렸을때,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존 레논의 여자라는 이미지이다. 비틀즈를 해체시킨 주범으로 낙인찍힌 그녀에 대한 대중적인 칼날은 그가 피살된 뒤에도 끈질기게 그녀를 따라 다녔다. 이 책은 그러한 선입관을 가진 독자들을 위해 씌어진, 오노 요코에 대한 진실이다.

부유한 은행가 집안에서 태어난 오노는 전형적인 상류층 여성으로서 살아 갈수도 있었지만, 예술에 대한 실험정신과 뜨거운 야망을 위해 모든 것을 내팽개친 여성이다. 이 중에는 첫번째 아이와 남편을 포함한 가족제도도 포함된다. 예술그룹 '플랙서스'와의 교류를 통해 끊임없는 창작열을 불태웠던 그녀에게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풀렸던 것은 아니다. 충격적인 퍼포먼스와 무분별한 사생활은 파격적인 예술세계와 불안정한 정신상태를 동시에 보여준다. 오로지 자신만의 예술을 위해 그 이외의 것은 철저히 무시하는 그녀의 태도는 난폭하기까지 하다.

존 레논을 만났을때, 이미 비틀즈의 해체는 예감된 상태였고, 오노 못지않게 제정신이 아니었던 존 레논은 그녀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된다. 물론, 오노 또한 그를 통해 재정적인 면과 정신적인 도움을 받을수 있었다. 존 레논에게 있어 오노는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였지만, 마약과 여자같은 방탕한 생활을 완전히 끊은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두 사람이 만들어낸 시너지 효과는 반전운동과 페미니즘의 완성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오노 요코의 전시회 작품과 음반, 영화에 관련된 메이킹 스토리가 실려있는 이 책은 존 레논의 여자가 아닌, 독립적인 예술가로서의 오노 요코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그렇다해도 18,000원이라는 책값은 과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