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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

일러스트레이터 강혜숙의 '쑤쿠랜드'

by iamlitmus 2007. 6. 13.
 
 

2007 現 독불디자인연맹 아트디렉터, '그림집' 소속작가
2006 그 물고기들은 어디서 왔을까? (Director) (서울인디애니페스티발, 서울),꼬리야?꼬리야! (동화책, 상출판사)
2006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대학원 디지털콘텐츠디자인 석사
2005 한글의태어사람 (Art Director) (Asia Digital Art Award, 일본)
 
 
리 찾는 도마뱀
개 달린 사자
만國의 각진 머리 두만
다리의 이름 찾는 괴물
서움 먹는 괴물
오는 날의 도깨비 갑빠
레바퀴와 33마리 고양이



상한 나라의 쑤쿠왕자님
울증에 걸린 토끼 이나니바니
칵벌레들
오나시
오르는 뿔나방
란 하늘정원에 예지새
를 물고 가는 검은 개



이야기가 많은 세상이다. 어디에든 볼거리, 읽을 거리가 넘쳐난다. 이제는 이런 넘쳐나는 볼거리 중 어느 것을 보아야 할 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어쩌면 행복한 고민을 머리를 싸매고 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 중 재미있는 것을 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재미있다는 기준이야 어디 있겠는가. 누구는 재미있어도 누구는 재미없는 경우가 부지 기수이다. 그런 이야기를 누군가 재미있게 풀어준다면 어떨까?
보다 즐겁게 볼 수 있도록 그림으로 그려주고, 만화로 보여주는 사람. 스토리 텔러, 즉 현대판 이야기꾼인 셈이다. 스스로 스토리 텔러임을 외치는 젊은 작가가 있다. 이야기를 풀어서 독자 혹은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 학교에서 애니메이션 작가 공부를 했고, 동화책도 쓰고 있는 강혜숙 작가. 그런 그에게 그림이란 이야기를 풀어내는 하나의 도구이다. 그는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부터 그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 보자.





:
쑤쿠랜드 이야기 좀 해주세요.

: 쑤쿠랜드라는 왕국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쑤쿠랜드는 제 자신의 왕국이며 왕자는 작가자신이기도 합니다. 왕자를 중심으로 주변 캐릭터들과 함께 왕국을 하나씩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쑤쿠랜드는 왕자와 왕국의 국민이라 할 수 있는 괴물들이 함께 사는 곳입니다. 공포를 먹는 괴물, 팔이 없는 괴물, 물고기 괴물 등… 다양한 괴물이 등장합니다. 현재는 가상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공간이지만, 나중에 수많은 돈을 번다면 리얼 월드로 재현하고 싶습니다. 왕국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은 제 주변의 특이한 분들을 캐릭터화한 것들입니다. 그 누구라 하더라도 한 사람의 특징을 뽑아서 계속 보다 보면 괴물이 됩니다. 그래서 쑤쿠랜드의 캐릭터들은 독특한 괴물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 형상 못지 않게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더불어 간단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왕자와 괴물들이 살고 이야기가 만들어 지는 곳. 바로 쑤쿠랜드입니다.
왕국의 왕자는 제 자신입니다. 여성인 제가 왜 왕자라는 물음을 많이 받습니다. 공주가 아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 공주들은 마지막에 항상 실수를 합니다. 또한 공주는 왕자가 구해줘야 합니다. 공주 스스로가 무언가를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왕자는 실수도 하지 않고 공주도 구하고 마왕도 물리치는 힘이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그런 왕자가 좋았습니다. 그런 환상 들이 쑤쿠랜드의 제 모습을 왕자로 표현하게 된 것 같습니다.



:
 이야기를 여러 가지로 풀어 나가세요.

: 애니메이션 작업도 했었습니다. 제목은 ‘공포를 먹는 괴물’입니다. 짧은 단편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스토리를 먼저 만든 후에 컨셉을 정한 후 스케치 작업을 애니메이션화 했습니다. 공포를 먹는 괴물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공포를 먹고 사는 괴물의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이런 애니메이션에 ‘어디서 이런 것만 만드느냐?’라는 물음을 해오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과 그림체가 좋습니다. 그리고 괴물들은 주변인을 캐릭터화 한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관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개성이 강하건 작건 누구나 특징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특징을 잘 관찰하면 캐릭터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 캐릭터의 한 가지 특징을 부각 시키면 괴물이 나옵니다.
공포를 먹는 괴물도 이런식의 과정을 거쳐 나왔습니다. 더불어 쑤쿠랜드의 모든 캐릭터는 그런 과정을 거쳤습니다. 물고기 괴물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낙태 당한 아이입니다. 그 아이는 천국에 갈지, 지옥에 갈지 모릅니다. 그렇게 현세의 바다에서 사는 물고기입니다. 이 물고기 괴물을 가지고 애니메이션을 만든 후 프랑스의 앙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출품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주최측에서 ‘한국의 애니메이션은 사회문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도 너무 심각한 이야기를 다뤘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그림의 색채가 밝아요.

: 화려한 것은 지향합니다. 동화책의 경우 3세 정도의 아동들을 위한 동화책으로 컬러 풀 합니다. 여러 가지 색상을 다양하게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그림과 관련된 일화가 있습니다. 얼마 전에 발행한 동화책을 멕시코의 북 박람회에 출품하였을 때 입니다. 현지의 스탭들이 제 그림책을 보고 남미의 책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화려한 색채와 그림 체에 남미의 것으로 착각을 했던 겁니다. 후에, 한국의 그림책이라는 사실에 모두들 놀라워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화려한 색감을 좋아합니다. 색채를 입힐 때에는 손으로 드로잉을 한 후 컴퓨터 작업을 통해 컬러를 입힙니다. 그림, 글 모두를 혼자서 작업합니다. 작년에는 쌈지스페이스 스튜디오에 자원하여 그곳에서 작가로 일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자리에서 포트폴리오와 함께 스토리 텔러에 대하여 인식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 했습니다. 보통 그림책은 주인공, 사건이 있어야 합니다. 이야기 배경이 있고, 사건과 주인공을 넣는 것은 모두 작가가 하는 일입니다. 그곳에서 글도 했고, 그림도 했습니다.



:
문양을 많이 사용하세요.

: 일부러 전통문양을 쓰지는 않습니다. 고대의 벽화나 문양을 좋아합니다. 그 것을 응용하여 사용하긴 합니다. 우리나라의 전통문양에도 채용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국적 이야기를 만든다는 식의 것은 싫어합니다. 한국적인 이미지가 담아지지 않으면 좋은 이야기가 아닌 것이 아닙니다.
인도 등의 전통문양이라 할 수 있는 만다라 등을 즐겨 채용합니다. 만다라 스타일의 일러스트로 동화책을 만들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해, 수레를 타다’를 들 수 있습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작은 나라에 해가 하늘에서 떨어졌습니다. 깜깜해진 세상에 작은 수레가 있습니다. 그 수레는 모든 것을 태울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까마귀가 해를 다시 올려야 한다고 왕자에게 이야기 하자 왕자는 수레에 해를 싣고 가는 여행을 그린 것입니다. 열두 달을 상징하는 12개의 여행을 하는 것으로 각 달에 해당하는 내용을 부각시켜서 그렸습니다. 만다라의 의미는 진리를 깨우치는 그림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본래 승려들이 수행을 하면서 그리던 그림입니다. 특히, 모든 만다라는 모래로 그림을 그린 다음 모두 날려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다시 그리기를 반복합니다. 수행의 일종이 었던 것입니다. 현재는 만다라의 이미지에 빠져있는 중입니다.





:
시계로 이야기를 만드셨어요.

: 이미지는 ‘해, 수레를 타다’의 것을 사용했습니다. 시계의 바탕 이미지로 사용한 후 만든 겁니다. 총 12개의 시계를 만들었습니다. 각각의 시계는 시작점이 1, 2, 3, 4 로 다르게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시계는 언제나 시계는 한 시간 차이로 진행되기 때문에 12개의 시계로 영원한 시간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전시를 한 것은 글과 그림 이외로 이야기를 표현 하는 방법을 고심한 끝에 나온 것입니다.
즉, 보기에 좋은 것이 아닌, 이야기를 전달하는 도구로 시계를 사용한 것입니다. 고대의 이집트 벽화나 멕시코 벽화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현재는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것, 보이는 것에 집착을 하고 있습니다. 예쁘기만 한 것에서 의미를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벽화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종종 기마 밑에 달린 풍경을 보곤 합니다. 풍경을 울리는 것은 대부분 물고기입니다. 그 물고기의 의미는 종교적인 것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물고기가 고해의 바다에서 헤엄을 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보기에도 예쁜 것, 기능 적인 것에 이런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는 보기에 예쁜 것으로만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 이야기도 많이 만들었어요.

: 이야기꾼으로 동화를 그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동화의 큰 매력은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펄 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전래되고 있는 옛 이야기는 모두 재미있습니다. 그런 이야기가 왜 재미가 있는지를 누군가 연구한 적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야기를 말로만 전달해야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는 이야기만이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렸고, 그런 이야기만 현재까지 남아 있게 된 것입니다. 문자가 없던 시대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만 구전을 통해 살아남은 것입니다. 현재는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어서 저처럼 그것을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이야기꾼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 해봅니다.(웃음)
그래서 인지 이야기를 풀어가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국내의 작가뿐 아니라 해외 작가 분 중 애니메이션 작가와 동화 작가를 모두 좋아합니다. 일본의 초 신타라는 작가를 특히 좋아합니다. 엄청난 작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동화책을 주로 만들고, 글과 그림을 동시에 하기도 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도중 바쁜 날에는 크레파스나 볼펜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그림이 뭉개져 보이기도 하지만, 눈이 좋지 않아서 그렇다 합니다. 초 신타의 책은 작가가 글과 함께 한 그림책에는 정말 좋은 그림이 들어가지만, 삽화만 진행할 때에는 그림이 별로 입니다. 그런 점은 저와 상당히 비슷합니다. 초 신타 작가의 책은 글과 그림이 함께 있을 때 너무 좋습니다. 특히, ‘양배추 소년’은 추천하는 동화책입니다.



: 전시도 하세요.

: 앞으로도 전시회는 꾸준히 할 생각입니다. 아직 개인적인 실험적인 전시회는 해보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실험적인 성격을 띠는 전시를 해보고 싶습니다. 주로 개인의 철학이 담긴 실험전시는 Fine Art 분야에서 많이 보입니다. 순수회화를 하는 분들은 디자이너와는 사고의 차이가 존재했었습니다. 디자이너에게는 디자인적 마인드 있습니다. 하지만 순수회화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디자인 마인드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디자이너와 순수회화 종사자 간의 견해 차이를 유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만화와 같은 그림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 그림 체를 좋아합니다. 제 그림이 벽화를 닮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입체감이 없고, 명암이 불분명하여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림체에 대해서는 모두 다른 평가를 내려 주시지만, 이야기에 대한 평가는 비슷합니다.
고대의 벽화나 문양이 원래 가지고 있는 의미에 관심이 많습니다. 고대 문양 벽화 등의 그림에는 선이 적습니다. 간결한 것이 특징입니다. 필요 없는 선이 없습니다. 이런 벽화가 제 그림체와 비슷한 이유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적이 있습니다. 그 후 벽화를 열심히 찾아 보았습니다. 수 많은 벽화를 보았습니다. 계속해서 찾다 보니 벽화의 감성이 좋아 졌습니다. 그리고 그 감성이 저와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그림이 벽화와 비슷한 이유로 입체감이 없을 뿐 아니라 상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각도가 없습니다. 특별한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벽화와 같은 느낌이 납니다. 컬러에 명암도 없고, 선도 간결하게 그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묘사를 간결히 한 것입니다. 좋아하는 그림이 그런 스타일이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이야기꾼에게 그림은 표현 수단의 주된 도구입니다. 그림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애니메이션도 하고 싶습니다. 어차피 이야기 꾼의 목적은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기에 다양한 장르로 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출처: 크리슈머(Cresu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