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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

<자장가> 척 팔라닉

by iamlitmus 2007. 3. 26.
한번쯤은 상상했을 수도 있는 이야기.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사회악, 인류악을 저지르는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가깝게는 심야의 소음을 만들어내는 얼굴모르는 이웃을 순식간에 없애 버렸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작가는 고대 주문을 통해 이뤄냈다.

유아의 돌연사를 취재하던 중 현장마다 펼쳐져있는 책에서 죽음의 주문을 알게된 주인공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게 된다.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검은 힘을 가진 그가 찾아낸 이는 20년전 아들을 돌연사로 잃은 헬렌. 그녀는 이미 죽음의 주문을 이용해서 국제적인 살인청부업자가 되어 있었지만 그와 함께 죽음의 책을 모두 없애버리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단지, 주인공은 반복된 재앙을 없애기 위해, 헬렌은 이 세상을 지배한 뒤 영원한 잠을 자고 있는 아들을 살리겠다는 다른 목적을 가진 채로.

'악마의 서'와도 같은 책은 인피로 싸여져 수많은 주문들을 담고 있다. 하늘을 나는 주문, 다른 이의 몸에 들어갈수 있는 주문, 심지어 사랑에 빠지게 하는 주문까지(아. 이 주문은 진짜 탐난다.) 마치 신과도 같은 힘을 지녔다.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비정상적이고 비이성적인 인물들이 무더기로 출연하며 이들이 엮어내는 스토리 또한 지극히 반사회적이며 맹목적이다. 환타지 소설로도 분류될 여지가 있을 정도로 허무맹랑하지만,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학적으로도 증명되지 못한 수많은 현상들에 비추어 본다면 정색하며 부정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