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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

<프리다> 바버라 뮤지카

by iamlitmus 2007. 3. 26.
멕시코의 여류화가인 프리다 칼로의 전기적 소설을 그녀의 여동생인 크리스티나의 회상방식으로 엮어냈다. 어렸을적 소아마비를 앓고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 프리다는 비록 몸은 불편했을지언정 그녀만의 도도함과 자존심은 정상인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유명한 벽화화가인 디에고 리베라와의 조우를 통해 화가로서의 그녀의 행보는 본격화되었지만 끊임없는 남편의 외도를 참아내야만 하는 고행길도 뒤따라야만 했다. 연이어진 유산과 다리를 절단해야만 했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그녀가 그린 수많은 자화상을 통해 고스란히 나타난다. 뛰어난 재능과 함께 반항적이면서도 자유분방한 그녀의 화풍은 결국 멕시코의 국민화가로서 인정받게 된다. 자. 여기까지는 프리다에 대한 긍적적 평가였다.

프리다는 한마디로 자기중심적인 이기주의자다. 항상 사람들의 관심의 중심에 있어야만 하고 자기보다 못한 이들에게는 무시와 경멸을, 자신보다 나은 사람들에게는 모욕과 빈정거림을 일삼는 여자였다. 그러면서도 남편의 외도를 무식하게 참아내는 미련한 여자이기도 했다. 디에고만 탓할수가 없는 것이 프리다도 그에게 복수한답시고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서슴치 않았고 심지어는 자신이 가르치는 어린 학생에까지 손을 댔다. 그것뿐인가. 여자와의 관계도 개의치 않았다. 그녀가 단지 예술적 천재라는 이유로 저속하고 몰상식적인 행동이 모두 이해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 화자이 크리스티나도 자신의 형부인 디에고와 관계를 맺지 않나 하옇튼 웃긴 자매임에 틀림없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프리다에게 화가 치밀고, 바보같은 크리스티나를 쥐어박고 싶었으며 디에고를 마구 두들겨 패주고 싶은 욕망에 시달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