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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발견

피렌체 / 더 몰 아울렛

by iamlitmus 2007. 12. 7.
피렌체 중앙역에서 약 50분정도 버스를 타고 가면, 더 몰이라는 아울렛 매장이 있습니다. 왕복 6.2유로구요, 버버리, 구찌, 토드, 페레가모, 엠포리오 알마니, 입셍로랑 등의 매장이 입점해 있습니다. 9시에 출발해서 12시 45분 차를 타고 오면 딱 맞아요.

버버리같은 경우, 캐시미어 머플러는 100유로, 약 14만원정도입니다. 한국매장에서는 28만원정도예요. 맘에 드는 빨간색 머플러가 있었는데, 행사가격으로 30유로. 굿.굿. 괜찮은 지갑이 있었는데, 140유로 주고는 못 사겠더라구요. 다행히 맘에 드는 모델이 있어서 45유로 주고 구입. 155유로가 넘으면, 13퍼센트 세금환급이 되지만, 한 매장에 한해서만 가능합니다. 보통 할인률은 50에서 70퍼센트 정도구요, 환급까지 받는다면 꽤 유혹적인 가격이긴 해요. 페레가모의 경우, 남자 신발은 140유로. 예쁜 모델도 많구요, 진짜 저렴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이즈를 모르고, 취향을 모르니, 선물로 사다주기 참 뭐하더라구요.

문제는 롱부츠에 꽂혀 버린겁니다. 가격대는 상상을 초월하지만, 한국에서 사면 100만원도 넘는 모델이었거든요. 이 때부터 합리화에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환급을 받고, 보험보상 받으면..그리고, 이제까지 산 것도 없고. 또, 나한테 선물 하나 큰 거 해주는 게 뭐가 나빠. 그동안 고생 많이 했잖아. 그러면서도 슬그머니 벗어 놓고는 미안해요. 인사하고 나왔더랬습니다. 결국, 버스 타기 전 다시 들러 시원스럽게 쫘악 긁어버렸지만서도.

이야. 버스타고 돌아오는데 떼제베 탄 기분입니다. 오늘처럼 기분이 좋은 적이 없었어요. 짐 늘어날 걱정은 잠시. 까짓 박스 다 필요없어. 팔아먹을 것도 아닌데. 숙소로 돌아와 짐을 놓고 나서 내일 떠날 기차표를 예매한 다음 다시 피렌체 시내로 나갔습니다.

한 매장에서 본 에스프레소 머신을 두고, 또 한 차례 고민했습니다. 약 8만원. 근사하다. 근사해. 사무실에 두고, 한잔에 천 원씩 받고 팔면 어떨까. 아냐. 내가 언제부터 원두 마셨다고. 한달에 몇 번 스타벅스 가서 마시는 것이 고작이면서. 참자. 참자.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보니 또 허리가 끊어질 것 처럼 아픕니다. 선물로 줄 가죽벨트만 더 사고 숙소로 컴백. 예약고객이 없어서 도미토리 방에 저 혼자 있습니다. 방에 컴퓨터가 따로 있어서, 오늘 나머지 사진을 정리해야겠어요. 인터넷 속도는 최악입니다. 태왕사신기 마지막회와 이승환 출연한 무릎팍 도사 다운 받는데 한 3시간 걸린 것 같애요. 그나저나 태왕사신기 결말 왜 그랬답니까. 정말.

p.s: 숙소 근처 아트샵에서 진정 로맨틱한 생김새의 이태리 남성 발견. 오오오오. 감동의 도가니. 역시 피렌체는 나를 배신하지 않았던게야. 한 집 건너 헤어샵에서도 완소남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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