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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언니 우화

황소와 젖소

by iamlitmus 2021. 6. 23.

황소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굳은 일을 도맡아하는 일꾼이었습니다. 주인 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 식구들도 모두 황소를 좋아했습니다. 어느날, 주인은 새로운 밭을 일구기로 했습니다. 나이가 든 황소가 걱정된 주인은 이웃 농장에서 젖소를 빌려왔습니다. 밭일을 해본 적이 없었던 젖소는 묵묵하게 일하는 황소의 모습을 멀뚱이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주인은 젖소를 끌고 다니며 일을 시켜보려 했지만, 오히려 황소가 갈아놓은 밭을 뒤엎기 일쑤였습니다.

고된 하루를 보낸 후 황소와 젖소는 똑같이 사료를 받아 먹었습니다. 하루종일 물놀이하느라 바빴던 오리는 젖소가 하는 일 없이 밥만 축낸다고 꽥꽥 댔습니다. 포근한 짚더미에 앉아있던 염소는 젖소가 일은 안하고 주인에게 꼬리만 흔든다며 자신의 짧은 꼬리를 치켜올렸습니다.

어느 날, 황소는 주인에게 호된 꾸중을 받는 젖소를 발견했습니다. 황소는 고개를 숙인 채 울고 있는 젖소를 지나쳐 거친 돌맹이를 치워내며 밭을 일궜습니다. 주인은 역시 황소밖에 없다며 칭찬을 했습니다.

젖소가 이웃 농장으로 돌아갈 날이 되었습니다.  젖소 주인이 그동안 어땠냐고 묻자, 젖소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습니다.
/주인님. 여기 애들 다 이상해요. 저 누렁이 소새끼가 일 너무 못해서, 제가 다 했잖아요.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어요.

교훈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말고, 내 일이나 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