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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

황해-이해가 안된다. 이 영화.

by iamlitmus 2010. 12. 27.

'악마를 보았다'가 인간 본연의 양심을 거스르는 폭력(최민식 아저씨가 불쌍하다 싶을 정도)때문에 불편했다면, 이 영화는 앞뒤 사방으로 막막한 주인공을 통해 답답한 현실을 헤쳐나가는 방법은 무자비한 폭력뿐임을 보여준다.
한국으로 아내를 보내기 위해 빚진 천만원을 갚을 능력도 없는 주제에 밤마다 마작으로 한방을 노리는 하정우에게 사람을 죽이고 오면 모든 빚을 탕감해주겠다고 제안하는 면정학의 카드는 거절하기 어려운 선택이었을 것이다. 전문킬러도 아닌 하정우에게 그런 임무를 맡긴 면정학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잘하고 오면 장땡, 실패하면 그냥 버리는 카드 정도일까.

'추격자'의 경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의 힘도 컸지만, 쫒고 쫒기는 두 배우의 클로즈업을 통해 관객의 몰입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지는데, 전작의 부담때문이었던걸까, 스케일은 몇 배로 커졌는데, 스토리를 끌어나가는 힘은 부족하니 2시간 반이라는 기나긴 러닝타임을 채우기에는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영화가 진행될 수록 플롯상의 구멍이 하나둘씩 드러나는데, 저건 뭐지? 이건 뭐지? 하다보니 나중에는 엉망진창이 되어, 엔딩크레딧이 올라갈즈음에는 도대체 뭐야? 라는 생각이 들고 만다. 짤막하게 정리해보자면,

1 .김태원사장이 정부와 바람피웠다고 확신하는 김승현의 살인을 최이사에게 주사-> 최이사는 김승현 운전기사 포섭 -> 운전기사는 조선족 2명 고용 -> 살인현장에 하정우 개입. 조선족 2명 죽고, 운전기사 의식불명. 엄한 경찰 1명 사망.
2. 신용금고 과장 김정환이 조선족에게 김승현 살해 의뢰 -> 연변 면가 연락 -> 하정우 입국
3. 김태원 사장이 연변으로 면가 죽이러 최이사 일행 보냈다가 개밥처리되고, 면가 입국 -> 하정우 처리 합의.
4. 면가의 배신으로 하정우는 부산으로 도망. 만나는 사람마다 하정우 배신.
5. 잔금주면 그냥 중국으로 가겠다고 하는 면가일행을 습격했다가 김태원 사장 도끼로 맞아 죽음.
6. 김정환이 조선족 2명 또 고용해서 하정우 살해시도.

의문점.
-조선족이 무슨 킬러집단도 아니고, 모든 범인들은 조선족이냐.
-하정우는 중국에 가도 돈을 못받을텐데, 사채빛은 여전한데, 왜 그토록 중국에 가려 했을까. 노모와 딸 때문에?
-하정우는 총도 맞고, 칼에 찔리고 그렇게 다쳤는데도 어떻게 그리 잘 다닐 수 있을까. 정말 정신력만으로?
-김정환은 살인의뢰를 하면서 명함을 그리 당당히 뿌리고 다닌 이유는 뭘까. 멍청해서? 그리고, 왜 하정우를 죽이려고 했을까.
-한국 경찰은 정말 영화에서처럼 븅신들일까.
-안산과 가리봉동은 진짜 무서운 곳일까.

p.s: 영화 찍으면서 하정우 정말 개고생 했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