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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10월3일 부스러기

by iamlitmus 2021. 10. 3.

남친과 동네 산책을 했다.
주말의 망원동은 헬이다. 오래전 맛있다고 생각했던 고깃집에 갔는데, 실망스러웠다. 내 입맛이 변했을 것이다.
너무 더워 보이는 커피집에 들어갔다. 딱, 그 가격만큼의 맛이다.
이렇게 매일 좋아하는 이와 산책하며 살고싶다.

눈이 번쩍 뜨일만큼 감정의 변화가 이는 일은 거의 드물지만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보고 울면서 나도 놀랐다.
뻔한 이야기인데도 치밀하게 설계된 감정선에 무너지고 말았다.
일본의 정치는 그토록 후진데, 애니메이션은 왜 이리 잘만드는 것일까.
이토록 악인이 강한 스토리는 드문지라 아..이러다 다 죽겠어.싶은 생각이 든다.

그린파파야향기
3번째 보는데도 볼 때마다 장면마다 모두 새롭고 고급지다.
대사가 거의 없고, 클로즈업된 인물들의 표정과 음악으로 모든 것을 표현한다.
1993년도 영화이니 아역도 이젠 중년여성이 되어 있겠다. 궁금하다. 아역이 너무 예쁘다.

출근할 생각에 벌써 가슴이 옥죄어온다.
번아웃인걸까. 이러다 병키우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힘겹다.
힘을내요 화이팅 류의 책을 백만번 읽어도 출근하기 싫다.
너만 힘든거 아냐. 다들 그렇게 살아 식의 위로가 최악이라는데,
단순히 참고 견뎌야만 하는 현재의 상황이 제일 최악이다.
남친은 통장에 찍히는 월급을 생각하라고 하는데,
그 약빨이 그닥 길게 볼 일은 아니다.

대표가 자기와 함께 봉사활동을 해보자고 했을 때 깜짝 놀랐다.
내가 나를 돌보지도 못하고 있는데 뭔 소리인가 싶었다.
60살까지 같이 일하자고 하는데 이 사람, 뭐지. 왜이러지.
난 쉬고 싶은데 왜 자꾸 일하라는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이 내가 꿈꾸는 노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