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oday's..

9월 4주차 주말근황

by iamlitmus 2023. 9. 25.

인터넷 3년 만기 약정을 앞두고 계약 갱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원래는 내가 여기저기 알아보고 비교하고 따져보는 일을 담당하지만, 내 명의가 아니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미대오빠에게 맡겼더니 며칠동안 끙끙대는 것이 보인다. 문해력이 낮은 편에 속하는 그인지라 엉뚱한 말을 할 때마다 '오빠, 그냥 원래 계약을 연장하는거야. 신규 계약 조건을 볼 필요는 없어.' 등의 답변을 해주니 종내는 열이 뻗쳤는지 '나도 알아. 하지만 이런 내용들을 알고 있어야 상담이 가능할 거 아냐'라며 짜증을 냈다. 뭐가 문제인데.라고 해봤자 됐어. 그냥 너 하던 일이나 해.라고 말할 것이 뻔하기에 잠자코 있었더니 목요일에 이르러서야 준비가 됐다며 대리점에 가자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리점에서는 신규 계약건만 취급하고 연장건 등은 고객센터에 문의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허탈해하는 그를 붙잡고 나와 근처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서울미트볼 본점

서울 알리오+미트볼(면 185g + 미트볼 3알) 11,500원

아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기억에 남는 것도 아닌 보통의 맛이었다. 인스턴트에 가까운 맛. 수프라고 생각될 정도로 올리브오일이 찰박하게 들어 있었다. 이 정도면 그럭저럭 먹을 만 하지만 다시 갈 것 같지는 않다. 5점 만점에 2.1정도. 

 

 

 

 

소금집델리 망원

오늘의 수프 5,200원
루벤 샌드위치 16,800원

미대오빠는 음식에 대해 가리는 것이 없긴 하지만, 위생이나 공간에 대해 까다롭다. 사람들끼리 바짝 붙어 앉아야 한다거나 대기줄이 길거나 지저분한 곳은 아무리 맛집이어도 가지 않는다. 금요일 저녁이라 망원역 근처 식당들은 사람들로 넘쳐났고 몇 군데를 추천했으나 싫어. 안갈래. 안먹어. (이 새끼가 진짜) 등의 반응에 지친 끝에 간신히 들어간 식당이었다. 별점도 나름 괜찮았고 마침 자리가 있어 앉기는 했으나 처음보는 메뉴에 둘 다 당황했다. 이럴 때는 가장 비싼 메뉴를 주문한다.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익숙치 않은 향이 밀려들어왔다. 소세지 냄새라고 해야 하나. 이베리코, 하몽 뭐 이런 종류의 향인듯. 빵도 기름에 튀긴 터라 바삭하긴 한데 엄청 기름지다. 감자도 기름에 쩔어있고. (아..나도 너무 까탈스러워졌다.) 버섯 수프는 무난한 맛이다. (애슐리의 클램 차우더 수프 맛을 기대했었다가 살짝 실망) 5점 만점에 2.3

 

포셋 연희

포셋 연희
미대오빠 짜증 풀어준다고 구입한 카드
초록초록한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사진엽서

엽서를 고른 뒤 액자에 꽃아 놓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을 골랐다. 

 

 

피터팬1978

연남동은 교통도 불편하고 합정에서도 꽤 멀어서 베키를 타지 않으면 갈 수 없다. 그래도 빵을 좋아하는 미대오빠를 위해 방문했다. 이런 마음도 모르고 그는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들어왔다. 언제까지 삐져 있을 지 지켜보고 있다.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작가의 작품을 내처 읽고 있다.

이태준(1904~미상)

1930년대를 풍미했던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해방 이후에는 월북작가라는 이유로 잊혀졌다. 일제 식민지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으며, 결핍과 부재로부터 비롯된 욕망에 희생당한 사회적 변두리적 현실을 섬세하면서도 서정성 있는 문체로 표현하고 있다. 분단된 현실을 관념이 아닌 일상에서 실감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많고 월북 및 납북작가의 작품을 좀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