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1 2인조-정석원 흐린 날씨에 듣기 좋은 언니네 이발관의 음악을 좋아한다. 넬처럼 '그래. 이럴바엔 그냥 죽어버리자' 정도는 아니지만, '다 부질없다. 뭐가 그리 중한가. 알아서 할테니 너나 잘하세요.'류의 시니컬함이 묘한 안정감을 준다. 앨범이 아닌 작가로서의 이석원은 까다롭고 지극히 예민하기 그지없는, 한마디로 본인 뿐만 아니라 주위 모두를 피곤하게 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나도 그랬는데, 그도 그랬었구나.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인지 오히려 거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몰래 훔쳐보듯 그의 책은 꾸준히 찾아 읽었다. 이러다 죽겠다 싶어 나름 고심한 끝에 작가 스스로 룰을 정하고 실행했었던 1년간의 고행을 담아냈다. 곪은 상처를 치유하고 용기를 복돋워주는 내용이 아니라, 나 이랬었는데 이렇게 저렇게 해보고 있어. 잘된 것도 .. 2021. 12.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