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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

강추_밤의 약국/셔터를 올리며

by iamlitmus 2023. 5. 18.

밤의 약국 _ 김희선

<현대문학 핀 에세이> 첫번째 작품인 밤의 약국은 낮엔 약사 밤엔 소설가인 김희선의 에세이 작품집이다. 학교가는 길에 개미와 꽃, 새들을 들여다보느라 지각은 당연했고, 기꺼이 운동장 10바퀴를 돌던 소녀는 어른이 되어서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반려동물을 돌보고 책을 통해 꿈을 꾸고 위안을 삼으며 글을 쓰게 된다.
 
자칫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는 일상의 조각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떠오르는 생각들은 하릴없이 맴돌다 가까스로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뭔가 다른 색깔로 바뀌어 있다. 밝은 햇볕에 바싹 말린 이불같은 그녀의 보송한 글을 읽다보면 '그래. 인생 별 거 있어. 이렇게 살다 가는거지.' '너무 좋은 것도 너무 싫은 것도 없는게 가장 행복한건가.' 생각이 들면서 왠지 안정이 된다. 다행히 도서관에 그녀의 책 대부분이 들어와 있어 마음놓고 빌릴 수 있게 된 것도 행복 중의 하나이다.  
** 도서관에서 작가의 책 리스트를 모두 훑어보고는 다시 꽂아 넣었다. 그녀는 SF작가였구나. 

 
 

셔터를 올리며 _ 봉달호

'23년 1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의 비중은 20%에 달한다. (이 중 나홀로 사장인 자영업자는 70%가 넘는다.)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자영업자의 비율이 최저치를 기록했다고는 하나(80년대에는 약 33%) OECD국가 리스트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부모님도 평생 자영업을 하셨기에 장사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보면서 컸다. 부모님은 무조건 공무원을 해야 한다고(특히, 경찰에게 너무 많이 치였던지라 강력히 여경이 되기를 원했다.) 하셨지만 현실은 프리랜서(1인 자영업자). 
 
소설가로서 심각한 직업적 위기감을 느꼈다'는 장강명 작가의 추천을 받은 이 책은 파란만장한 가족의 장사 일대기이다. 구멍가게서 출발해 작가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지금이니까 웃으면서 말 할 수 있는거지만 그 때는 정말이지 ...'로 시작되는 느와르 장르이기도 하다. 장사는 나의, 너의, 운빨, 이 외의 사건으로 인해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는 복잡다난한 시스템이지만 가장 큰 요소는 본인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어떻게 하면 장사를 말아먹을 수 있는지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썼다고 한다. 현재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작가의 장사비결을 단 하나만 꼽자면 바로 '웃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