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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

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 - 이시모치 아사미

by iamlitmus 2010. 1. 5.

요코미조 세이지 이후로 일본추리소설에 빠져버리는 사태 발생.
같은 동양권이라는 지역적/문화적 특성과 용의자 몇 명 뿌려놓고 책 덮기 몇 장전에 갑자기 뒤엎어버리는 반전이 특기인지라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맛에 빠져버린 것이다. 이 작품은 살인을 저지르는 1인칭 주인공시점과 주요 등장인물들의 짤막한 독백이 곁들여져 독자는 전지적 시점 위치에서 시작한다.

알라우네 
무고하게 죄를 뒤집어쓰고 교수형에 처해진 남자가 흘린 정액에서 피어난 전설의 식물
식물을 뽑을 때 내지르는 비명을 들으면 죽는다. 이 식물을 지니고 있으면 재물, 행운 등 세상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살인도구로서 쓰이는 여주인공 3명을 말한다. '각성(첫 살인)'이라는 과정을 통해 알라우네로 깨어나게 된다.

불행한 과거를 겪은 여주인공들을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체에 속해있던 주인공은 어느사이엔가 그들이 위험한 '알라우네'로 성장했음을 깨닫게 되고, 그들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그를 막기위해 동료이자 여자친구인 아카네를 죽이게 되면서부터 막연한 살인계획은 갑자기 코앞에 닥치게 된다. 살인이 거듭될 수록 그에게 숨겨져 있던 또 하나의 알라우네가 눈을 뜨게 되고,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p.s: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임을 밝힌 채 진행되는 구조이기에 살인의 과정에 촛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찌르고 나온다.식의 간단서술이 아닌, 들어가기 전 준비물은, 다른 사람이 있으면 어떻하지, 문을 안열어주면 등등 수많은 경우의 수와 막상 상대를 앞에 두고서도 뭘로 찌르지, 가위로 해야 하나, 후라이팬은 어디있지, 저 사람은 왜 저런 말을 하는거지, 그렇다면 혹시 등등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 통에 읽는 사람 가슴이 벌렁거린다. 그래도 역시, 요코미조 세이지를 능가하기는 어려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