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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

기대하지 않으면 볼 만하다. '베놈'

by iamlitmus 2018. 10. 9.

영화를 볼 때마다 기대치를 두지 않고 보는 편인데, 그래도 반절은 한다싶은 영화 선택의 기준은 선호하는 감독이나 제작사이다. 

그 중의 하나가 마블사인데 기본적으로 투입되는 제작비의 규모나 출연진 만으로도 영화관을 나설 때 사기 당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 편이다.

영화 댓글평 또한 선택의 기준에 중요한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8.0이하다 싶으면 그 영화는 추석특선영화로서도 선택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베놈의 영화평은 극과 극을 달리한다. 너무 유치하다.  VS  너무 재미있다. 라는 평을 읽고나서 판단하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이런 경우 그래도 마블, 톰 하디라는 기본 반찬이 있으니 백반정식 정도는 되지 않겠냐는 기대 정도만 품고 예매를 했다. 


톰 하디를 보면서 어딘가 익숙한 얼굴과 연기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바로 영화배우 황정민이다.

황정민의 작품을 모두 선호하지는 않지만, 그가 출연했던 작품과는 상관없이 그의 현실연기는 인상적이고 감동을 안겨준다.

다시 베놈으로 돌아와서, 이 영화는 황정민이 연기하는 우뢰메라고 생각하면 된다.


스토리는 어설프고, 앞뒤가 맞지 않으며, 갑툭튀가 남발된다. 어김없이 도시를 부숴대는 장면도 들어가 있고, 도시를 안전을 책임지는(무능한) 경찰은 거의 볼 수 없다.

악인은 항상 그랬듯이 너무 부자이고, 양심이나 죄책감 따위는 지니고 있지 않다. 톰 하디라는 숙주와 궁합이 잘 맞고, 맘에 든다는 이유로 지구를 구해야 겠다고 맞서는 베놈의 행동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렇게 이 영화는 힘겹게 질질 끌어간다.


그래도 2편이 나오면 궁금해서 또 예매를 할 것같다. (신과함께 1편을 보고 엄청 욕지거리를 해놓고도 2편을 본 것과 다름없이)

보는 이들이야 너무 쉽게 별로네, 쓰레기네.라고 말할 수 있지만, 어쨌든 20분짜리 단편영화를 만드는 것 조차도 엄청난 고민과 노력과 고단한 과정이 들어간 다는 것을 알기에

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의 영화를 편히 앉아서 볼 수 있다는 것에 땡큐한 마음이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분한 마음이 들지 않을 정도면 나름 선방했다는 생각을 갖는다.